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회원 경제체들이 인공지능(AI) 확산과 디지털 전환,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정책 우수사례를 발굴·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2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PCE 고용노동 장관회의(인적자원개발 장관회의)’에서 20개 회원 경제체는 ‘유연하고 활력 있는 노동시장’, ‘미래 일자리 대응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주제발표만 30회 진행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우리 정부에서는 의장인 김민석 고용부 장관 직무대행이 개회사를 통해 회의 의제를 제시했다. 이정한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과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주제발표 후 회원 경제체들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노동시장 유연화 측면에선 △유연한 근로환경 촉진 △근로조건 개선 모범사례 발굴·공유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와 공정한 채용 관행 촉진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안전망 제공 △신기술을 활용한 산업안전보건 기준 개선과 직장 내 폭력·괴롭힘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래 일자리 대응 차원에선 △직업교육·훈련 시스템 개선 △기술 기반 고용서비스 제공 △청년층 노동시장 진입·고용 촉진 △여성 노동시장 참여와 일·가정 양립 지원 강화 △중장년층 맞춤형 재교육과 유연근무제도 활성화 △직업훈련 모범사례 공유·협력 촉진 △장애인 직업능력개발과 고용기회 확대 △직업능력개발 촉진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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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회의는 2014년 베트남 회의 이후 11년 만에 열린 APEC 고용노동 장관회의다. 2014년에는 청년·여성 고용과 산업재해 예방이 화두였지만, 이후 디지털화와 저출산·고령화 가속화로 노동시장도 급변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APCE 회원 경제체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다. 김 직무대행은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에 대해 “단순한 회의 재개를 넘어 경체체 간 고용 협력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공동성명에 관해선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래 일자리를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두아르도 페드로사(Eduardo Pedrosa) APEC 사무국장은 올해 한국에서 APEC 회의를 개최한 데 대해 “한국은 기술과 생산의 최전방에 있으면서 인구 고령화라는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특히 AI 등 기술적 측면에서 앞서있다. 한국에서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한국의 기술을 보고, 배울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직무대행은 개회사에서 “우리 21개 회원 경제체는 모두 다른 경제·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과 일자리의 구축이라는 공통의 핵심 가치를 공유한다”며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정례적 ‘지속 가능한 일자리 포럼’ 개최를 제안했다. 회원 경제체들은 제안 취지에 공감해 포럼을 토대로 ‘일자리 협력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