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기대수명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글로벌 헬스케어 업계는 이제 질병을 넘어 노화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외모가 덜 늙어 보이는 미용상 목적이 아니라 실제로 신체가 천천히 나이들게 하거나, 혹은 오히려 젊어지게 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가 본격화됐다.
13일 업거예에 따르면 오픈AI,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이들은 노화에 맞서는 ‘항노화’는 물론 노화가 진행된 몸을 다시 젊게 만드는 ‘역노화’까지 손을 뻗고 있다.
챗GPT로 잘 알려진 오픈AI의 창업자 샘 올트먼은 미국의 스타트업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Retro Biosciences)에 1억8000만 달러(약 2500억 원)를 투자했다.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는 “인간의 건강한 수명을 10년 더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세포에 집중해 노화를 예방하고 역전시키는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최근 오픈AI와 협력해 일반 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하는 모델을 훈련시켰으며, 연내 첫 번째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세포 재생 프로그래밍(cellular rejuvenation programming)을 연구하는 알토스랩스(Altos Labs)는 출범 단계부터 총 30억 달러(약 4조 원)의 거금을 조달해 화제를 모았다. 투자자 가운데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도 있다. 이 회사는 세포가 나이 들면서 발생하는 손상과 기능 저하를 되돌려 노화, 질병, 부상, 장애를 치료·예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 결과를 신경퇴행성 질환, 심혈관 질환, 암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이들보다 먼저 항노화에 주목했다. 알파벳 산하에 생명공학 연구 기업 칼리코(Calico)를 세우고, 노화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항노화에 관심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Business Research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항노화 약물 시장은 지난해 90억6000만 달러(약 13조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97억6000만 달러(약 14조 원)를 기록 후 연평균 7.8%씩 성장해 2033년에 178억1000만 달러(약 2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요 제약사와 연구소가 밀집한 북미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