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 수요에 백화점 3사 수입키즈명품 매출 '쑥'

“제 아이가 쓰는 건 저렴한 것보단 돈을 좀 더 들여 좋은 제품을 사주려고 해요. 주변의 시선도 있는데 내 아이만 뒤처질 수 없잖아요.”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백화점 잠실점 8층 아동·유아 코너에서 만난 30대 엄마 홍혜경 씨는 “8개월 된 아이에게 들어간 비용만 따지면 1500만 원 가까이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홍 씨는 “유모차와 카시트부터 입히는 옷도 계절별로 다양한 디자인으로 산다”면서 “주변 엄마들도 아이들에겐 아낌없이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날 롯데백화점이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개최한 ‘베이비&키즈페어’ 현장엔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제법 많은 고객이 이곳을 찾았다. 아이들의 의류, 용품 등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버버리, 겐조 키즈 등 프리미엄 브랜드 매장엔 수십 만 원대 의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겐조 매장 앞 전시된 마네킹에 걸려 있는 옷의 가격은 자켓 59만 원, 티셔츠 14만 원, 바지 29만 원으로 한 벌 세트에 100만 원이 넘었다. 매장 관계자는 “주 고객층은 30~40대로 선물보다는 자녀를 위해 직접 사러 온 부모님 고객이 많다”고 했다.
저출산으로 한 두 명의 자녀를 키우는 가정들이 많아지면서 내 아이에게 과감하게 투자하는 ‘VIB(Very Important Baby)’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프리미엄 상품군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체 키즈 상품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주요 백화점 3사의 지난해 수입 명품 키즈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16.4% 뛰었다. 이에 힘입어 같은 기간 백화점 3사의 전체 키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평균 8.2% 증가했다. 경기 침체로 전체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수입 명품 키즈 상품군만큼은 성장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명품 키즈 브랜드인 몽클레르 앙팡은 100~200만 원대를 호가하는 가격대를 갖추고 있으나 ‘골드키즈’ 열풍으로 모델에 따라 그 마저도 구하기 힘든 품귀 현상이 있다”며 “또한 유럽 기반의 브랜드인 ‘아뜰리에슈’의 담요도 인기가 많아 색상에 따라 재고를 구하기 힘든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가성비 육아템' 소비에 방점을 둔 고객들도 있다. 지난해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제조•유통 일원화(SPA)브랜드 '스파오키즈'에서는 어린이 여름 상•하복 세트 (4만9900원)고객 수요가 몰리면서 키즈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40% 성장했다. 소비자 호응이 지속되자 이랜드는 매장 수를 공격적으로 확장, 현 85개 매장을 신도시 상권 중심으로 120개로 늘릴 계획이다. 무신사도 무신사 스탠다드 내 키즈라인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