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평균 거래 지출금액 6만9000원

중고 제품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중고거래 이용자들 중 과반이 3년 전보다 거래에 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인식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제품을 얻는 소비문화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잡화, 의류, 도서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제품들을 중고거래를 통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고제품 이용 실태조사 및 순환유통 비즈니스모델 혁신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1년 내 중고 거래 경험이 있는 전국 20~50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3%가 중고제품 거래에 대해 ‘긍정적’이라 답했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자 절반 이상(51.8%)은 ‘3년 전보다 중고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고 밝혔다. 상의는 중고거래가 더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일상화된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중고품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가성비가 꼽힌다. 중고제품 소비에 대한 인식을 물었을 때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좋은 소비 방법(67.5%)’이라는 인식이 높았고, ‘중고로 사서 쓰다가 다시 중고로 되팔 수 있다는 점이 경제적으로 매력적(68.6%)’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또한 소비자들은 중고 플랫폼을 통해 1회 평균 6만9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잡화(45.9%), 의류(35.4%), 도서(24.3%), 컴퓨터 및 관련기기(24.2%), 가전기기(23.9%) 등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만족도(69.9%)도 높았다. 또한 10명 중 4명(37.3%)은 앞으로 중고품 구매를 ‘더 늘리겠다'고 답했다.
패션 분야에서 중고 거래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은 향후 3년간 48.7% 성장하며 일반 패션 시장 성장률(8.4%)의 6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1분기 중고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도 약 6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행에 따라 빠르게 생산되고 폐기되는 ‘패스트 패션'이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자원 순환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중고 거래는 저렴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넘어 환경까지 생각하는 가치소비로 진화하고 있다”라며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기업들도 중고 제품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