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 ‘MRI 과잉진료’ 논란…환자 만족도는 높아

입력 2025-04-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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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해도 통증 가라앉지 않는데 정밀 검사하면 나이롱환자 프레임”

▲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교통사고 환자 (ChatGPT)
▲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교통사고 환자 (ChatGPT)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A씨. 목과 허리에 통증이 느껴져 서울의 한 한방병원에서 X-ray 촬영 후 근육 위주로 치료를 받았다. 일주일이 지나 목통증은 호전됐지만, 여전히 허리에 통증이 지속됐고 왼쪽 다리의 저린 증상까지 나타났다. 이에 치료 8일 차에 해당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후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이후 디스크 탈출 부위에 집중한 약침치료 등으로 요통 및 하지의 신경학적 증상이 크게 수그러들었다.

최근 한의계 진료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의 주된 요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국민 대상 한방의료이용 만족도는 79.5%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74.5%, 2022년 76.6%로 매년 만족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교통사고 환자에 있어 한의치료 만족도는 더 높았다. 앞서 2021년 8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91.5%가 한의의료서비스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43.4%는 의과치료 대비 한의과 치료 효과가 더 높다고 답했다.

한의계 관계자는 “MRI 상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고 한방병원에서 비수술 치료를 받은 환자 128명 중, 허리통증이 76%, 다리 통증이 86% 감소했다는 임상연구결과가 존재한다. 생활기능장애는 72%가량 개선됐고, 치료가 종료된 5년 후에도 상태가 호전되는 결과도 있다”며 “최근에는 일반 물리치료보다 한의치료가 더 큰 효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허리 통증의 경우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호전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한약 치료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한약 치료군의 교통사고 후유증과 사고 후 스트레스 수준이 대조군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연구논문이 SCI(E)급 저널 ‘헬스케어(Healthcare)’에 게재되기도 했다.

환자들의 한방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효과도 검증됐지만, 보험업계는 지속해서 MRI 등을 활용한 한의치료를 과잉진료로 치부하고 있다. 한의계 관계자는 “관련 이해도가 부족하고, 한방 경증환자가 교통사고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가볍게 치료하라고 강요하는 처사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한 보험사의 지난해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 MRI 청구 건수 중 상위 10개 한방병원 검사 건수(총 9117건)가 47개 상급종합병원(양방) 경상환자 MRI 검사 건수(330건)의 27.6배에 달한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의계에선 ‘보험업계의 편향된 수치’라고 주장한다.

한의계 관계자는 “실제 경상환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을 찾을 일이 거의 없고, 단순 자동차사고 환자 수도 상급종합병원이 2023년 기준 4만7007명으로 한방병원(75만6965명) 대비 10%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2023년 교통사고 환자에게 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 특수의료장비를 적용한 비율을 보면 △상급종합병원 8.16% △종합병원 13.89% △병원 17.46% △의원 10.55% △한방병원 2.64%로, 상급종합병원이 한방병원에 비해 3~4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주기적으로 자동차보험 관련 MRI 활용 치료를 과잉진료로 몰거나 치료 기간이 조금이라도 길어질 만하면 환자들을 나이롱환자 취급하곤 한다”면서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원하지 않는 운전자도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 환자들 사이에선 매년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음에도 어쩌다 한 번 사고가 나서 한의치료를 지속 받길 원하면 보험사가 합의를 종용하고 나이롱환자로 몰아세운다”고 토로했다.

자생한방병원 관계자는 “MRI를 가진 한방병원은 대부분 보건복지부 지정 한방 척추전문병원이다. 전문병원은 특정 질환에 대해 난이도 높은 치료를 시행하는 곳으로 전문성과 의료질을 엄격히 평가받아 지정되고 있다”면서 “척추질환의 가장 정확한 진단법은 MRI임이 정평 나 있고, 대부분 척추 관절 질환인 교통사고 환자에 대해 일정 기간 치료 후 MRI를 통한 진단 및 치료는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에서는 한의 진료와 의과 진료간의 보장 환경이 동일해 한의 진료에 만족한 다수의 환자가 한의 의료기관을 선택, 관련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마치 한방병원들이 과잉진료를 이어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자동차 사고 피해자의 진료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어떤 이유로든 환자들의 진료권을 침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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