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대선 레이스 본격화…죽어가는 소상공인 버틸 수 있을까 [노트북 너머]

입력 2025-04-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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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형님도 5년 동안 운영하던 식당 접는다고 하더라. 지금 상황이 정말 심상치 않다.”

조기축구를 하다 짧은 휴식시간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마주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다. 한 사람이 이야기를 꺼내자 앞다퉈 한탄이 쏟아졌다. 주변 상권을 꿰뚫고 있는 회원은 “오래 영업한 곳뿐 아니라 문 연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벌써 폐업하는 곳도 수두룩하다”고 말을 이었다.

다른 회원은 “회사가 영 불안해서 이직을 준비했는데 옮기기까지 1년 걸렸다”며 “일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다른 회원은 “내가 어렵게 연결해 준 사람만 서너 명”이라며 “공무원이나 대기업 다니는 사람은 모를 수도 있겠지만 작은 곳들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받았다.

소상공인들의 생존위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심화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으로 지난해 11월 570만 명보다 20만 명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590만 명), 1998년(561만 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휩쓴 2008년(600만 명), 2009년(574만 명)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다.

노란우산공제 폐업공제금 지급액은 올해 1월 1959억 원, 2월 1434억 원으로 누적 3393억 원을 찍었다. 누적기준 2021년 2월 1410억 원, 2022년 2월 1601억 원, 2023년 2월 2523억 원, 지난해 2월 3117억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최고액을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견뎌낸 소상공인들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양새다. 코로나만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게를 지켰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더해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자 줄폐업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소상공인들은 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나오면서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혼란이 가라앉아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헌재 결정 직후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협력해 경제살리기에 매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소공연은 “당리당략보다 우선해 비상 경제 상황에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소상공인 줄폐업을 막기 위한 단비와 같은 소상공인·민생 추경 편성을 위해 정치권은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대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했지만, 갈 길이 멀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경선 출마자가 20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 의원,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이철우 경북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5월에야 정리될 전망이다. 이후엔 6월 3일 대선까지 민생보단 정치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자영업자에게 남은 두 달을 버틸 여력이 더는 없다는 것이다. 대선 정국에 따라 축제 등 각종 봄 행사를 연기하거나 중단하는 지자체도 많아지고 있다. 추경 논의도 대선 이슈에 집어 삼켜지며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상공인들의 희망처럼 고양된 정치 열기를 경제로 돌려 소상공인들의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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