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일본 대기업도 ‘고용유연화’ 본격화…희망퇴직자, 첫 2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넘어

입력 2024-03-06 14:59 수정 2024-03-0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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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2개월간 희망퇴직 모집 인원 3613명
저수익 사업 축소해 생산성 높이려는 의도
조기·희망퇴직 모집 업종 60%는 제조업
젊은층으로 대상자 확대…유연화 더 촉진

▲일본 도쿄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일본 도쿄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철밥통’으로 불리는 일본 대기업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디플레이션 탈출을 꾀하는 일본 정부가 기업들에 지속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올해 첫 2개월간 희망퇴직 모집 인원이 이미 지난해 전체를 넘어섰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6일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일본 상장사가 모집한 조기·희망퇴직 인원은 361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3161명)보다 15%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한 기업은 14곳에 달했으며 1000명 이상 모집한 회사도 2곳이나 있었다. 일본 기업에서도 구조 개혁에 따른 고용 유연화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지금까지 일본 기업은 주로 경기침체 시기에 희망퇴직자를 모집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가 그랬다. 다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일본증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방일 관광객 수요 확대로 국내 경기도 탄탄한 상황이다. 올해 희망퇴직자를 모집한다고 발표한 기업 중 1분기 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90%에 달한다.

그럼에도 일본 대기업이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이유는 저수익 사업을 축소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인플레이션 경제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업들이 높은 임금인상률을 유지하기 위해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희망퇴직을 받은 업종의 60%는 제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대표 전자제품업체 소니그룹과 로봇자동화업체 오므론 등이 올해 구조조정 소식을 전했다.

희망퇴직 모집 대상자도 젊은 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모집 대상 연령이 확인된 30개 기업 중 29세 이하의 직원을 포함하거나 연령 제한을 두지 않은 곳이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닛케이는 “2017년 이후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기업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그 전제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짚었다.

싱크탱크 일본리서치연구소의 야스이 요스케 수석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이 이직이 용이한 젊은 층까지 희망퇴직자 모집 대상을 넓히면서 고용의 유연화가 한층 더 촉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인력 서비스업체인 퍼솔캐리어 등에 따르면 2022년 4~9월 25세 이하 직원의 이직·인력 소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이는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현재도 25세 이하의 증가율이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어 젊은 층의 이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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