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전광우 이사장 "한국판 골드만삭스 나오려면 국민 금융이해도 높아져야"

입력 2024-01-02 05:00 수정 2024-0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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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1-0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변화에 앞서가는 경영전략으로
부족한 복합적 요소 해결해야

올해 금융시장 가장 큰 변수 '총선'
포퓰리즘 정책에 경각심 가져야

가계부채 문제 해결엔 경제성장
대안으로 금융당국 부채조정을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지난달 12일 서울 강남구 세계경제연구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지난달 12일 서울 강남구 세계경제연구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우리나라에서 골드만삭스나 중국공상은행처럼 글로벌 금융회사가 나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금융이해도가 더 높아져야 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정책 환경이나 규제 환경을 조금 더 금융산업이 활성화 되도록 유도해야 하고, 금융회사 경영진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적극적으로 변화해 나가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본지는 최근 서울 강남구 세계경제연구원 사무실에서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을 만나 우리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과 올해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전 이사장은 2008년 초대 금융위원장을 지냈으며, 현 금융·통화정책 수장들의 멘토로 불린다. 전 이사장이 금융위원장을 지낸 당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위 부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금융정책국장이었다.

전 이사장은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에 온기가 상당히 돈다고 본다. 전 세계 금융시장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일어나고 있고, 경제가 잘되는 방향으로 가면 우리 금융시장도 더 풀릴 수 있겠다고 본다"며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나 채무 비중이 높은 한계기업들의 부담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우리 경제 내에서는 다소 약한 고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성장에 있어서 올해 가장 큰 변수로 4월 치러질 국회의원 총선거를 꼽았다. 전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다소 걱정스러운 것이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포퓰리즘 정책은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치유보다는 장기적으로 볼 때 위험성이 높은 대책일 수 있다. 부디 국민들이 잘 판단하길 바라고, 우리 정치인들도 책임 있는 활동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지난달 12일 서울 강남구 세계경제연구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지난달 12일 서울 강남구 세계경제연구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다음은 전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우리나라에선 왜 골드만삭스나 공상은행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금융회사가 나오지 못한다고 생각하나

"사실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급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만 하더라도 지금은 모건스탠리가 더 커지지 않았나. 이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우리가 경쟁력 있는 금융회사라고 하더라도 1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그대로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변화해 나가야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세계적인 금융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에 앞서가는 경영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사실 복합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우선 금융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적 경쟁력이 중요하다. 훌륭한 역량을 갖춘 금융인을 육성하는 것이 금융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또한, 금융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다. 그만큼 정부의 정책 환경이나 규제 환경이 금융산업이 활성화되도록 잘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조 문제도 있다. 노조의 순기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종종 외국 금융사들이 국내에 들어왔다가 철수하는 배경을 보면 그 이유 중 하나가 노조 문제였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금융회사가 탄생하지 못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금융회사가 탄생할 수 있다고 보나
"결국 지금 말씀드린 다양한 요소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꿔나가는 노력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뭐 하나만 고쳐진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정치·사회 전반에 걸친 금융이해도, 금융에 대한 올바른 시각도 중요하다고 본다. 여러 조사 결과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경제력에 비해 일반적인 국민이나 청년들의 금융이해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그때야말로 우리나라에도 글로벌 시장을 대표하는 금융회사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지나친 개입으로 금융시장에서 '신관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시장개입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관치라는 표현 자체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금융이 앞서 이야기한 대로 규제 산업인데 정부가 적절한 개입이 필요한 것은 맞다. 문제는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 무리한 경영에 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게 문제가 되는 것인데, 적절하게 금융사들이 건전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끌고 가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임이지 그것을 관치라는 이름으로 매도해선 안 된다. 이제 어느 정도가 과도한 것이냐를 따져봐야 하는데, 거기에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게 있다. 국제 기준에 맞는 재무건전성이나 자본적정성을 유지한다든지 그런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문제 되는 것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특히 소비자 보호 문제 등에 대해서는 그동안 소홀했다는 얘기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정책 당국, 감독 당국이 관여하는 게 맞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적절한 개입으로 시장의 자율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우리 금융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의미로 이야기하고 싶다."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우리 경제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어떤 조치들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본다. 우선 역동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된다. 경제가 성장해서 좋은 일자리도 만들고 소득도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빚을 갚아나갈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게 그야말로 원천적인 방법이다. 두 번째는 금융당국이 관계를 해서 소위 일종의 부채 조정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원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당장 어려움을 경감시키고 과중한 부채로 인한 실물 경제 위축을 감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때로는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금리를 낮춰준다든지 이런 것은 하나의 미세 조정이라고 봐야 하고 큰 틀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국가적으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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