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탐구생활] “통신사는 잊어라” 유영상, SKT AI 컴퍼니로 전환 박차

입력 2023-12-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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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에이닷’을 중심으로 가시적 성과
“AI 투자 비중 5년간 3배 증가 목표”
대표직 유임…‘AI 컴퍼니’ 위해 4대 사업부 체계로

“SK텔레콤이 어떻게 인공지능(AI) 컴퍼니가 될지 고민을 집대성한 게 AI 피라미드 전략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AI 컴퍼니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1위 통신사라는 기존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AI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도 마련했다. 이른바 ‘AI 피라미드’ 전략이다. ‘자강‘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이 전략은 유 대표가 직접 이름을 붙였다.

AI 피라미드는 자체적인 AI 기술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자강’과 AI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는 ‘협력’으로 △AI 인프라 △AIX(인공지능 전환)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의 혁신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최근 SK그룹의 인사 태풍 속에서도 유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의 미래 비전인 ‘글로벌 AI컴퍼니 전환’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임기 동안 최태원 SK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AI 관련 사업을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 SK텔레콤에 입사한 유 대표는 2015년 SK C&C에서 신사업 투자와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전담해왔다. 2012년에는 SK하이닉스 인수 실무를 총괄해 그룹 내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M&A) 전문가로도 통한다.

그룹 내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했던 유 대표는 2021년 11월 SK텔레콤 대표이사직에 취임하면서 ‘AI &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컴퍼니’라는 목표를 담은 ‘SKT 2.0’ 청사진을 제시했다.

유 대표의 구상은 출범 2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AI 서비스 ‘에이닷(A.)’이 있다. 회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한국어 거대언어모델(LLM) 서비스 ‘에이닷’을 베타 버전으로 선보인 데 이어 지난 9월 시범 서비스를 1년여 만에 정식 출시했다. 정식 출시를 기점으로 에이닷에 ‘AI 전화’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여기에 아이폰 통화녹음·요약기능을 담아 아이폰 이용자층이 두터운 20·30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4일에는 통화 중 실시간 통역이 되는 기능도 담았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9월 26일 서울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를 중심으로 자체 경쟁력 강화와 전방위 협력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9월 26일 서울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를 중심으로 자체 경쟁력 강화와 전방위 협력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그는 9월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서비스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 대표는 “바야흐로 AI 골드러시가 시작됐다”면서 “AI 혁명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빠르게 달려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투자 비중을 지난 5년간 12%에서 향후 5년간 33%로 3배 가까이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에이닷 등을 통해 지난해 약 17조3000억 원이었던 매출을 오는 2028년에는 25조 원 이상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특히 AI 사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 9%에서 2028년 36%로 늘리는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유 대표는 멀티 LLM 전략도 제시했다. 초거대언어모델 ‘에이닷엑스(A.X) LLM’을 통해 통신사 특화형 자체 LLM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픈AI’와 ‘앤트로픽’, ‘코난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AI 회사들과도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한 1조612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498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통신 3사 중 지난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

다만 최근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등으로 SK그룹의 효자인 SK텔레콤 통신 사업은 정체된 상황이다. 국내 5G 가입자는 올해 4월 첫 3000만 명을 돌파한 기점으로 전월 대비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러한 통신사업 리스크를 AI라는 새로운 사업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SKT는 기존에 AI 사업을 진행 중인 플랫폼 업체와 달리 포털, 검색이라는 특정 틀에 매여있지 않은 만큼 더 과감한 투자도 할 수 있다”며 “SKT가 AI 시장에서 잃을 것이 없어 무조건 ‘직진’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대표적으로 ‘AI서비스사업부’, ‘글로벌/AI테크사업부’,‘T-B 커스터머사업부’,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등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는 글로벌 PAA(개인형 AI비서)와 텔코(통신사업자) 특화 LLM을 만들기 위해 협력한다. 동시에 유무선 통신, 미디어 등 기존 핵심사업 AIX도 지원한다. 나머지 ‘T-B 커스터머사업부’,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T-B 원바디’ 체제로, 모든 사업 영역에서 AI를 도입해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CEO 직속으로는 ‘글로벌 솔루션 오피스’와 ‘글로벌 솔루션 테크’ 조직을 신설했다. 글로벌 솔루션 오피스는 AI 데이터센터, 도심항공교통(UAM), AI 반도체 등 AI 솔루션 관련 내부 역량을 모았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면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유 대표는 이달 초 “2024년은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력을 극대화해 변화와 혁신의 결실을 가시화시켜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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