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 첫 수능 “변별력 갖추되 전년보다 어렵거나 비슷”

입력 2023-11-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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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킬러문항 배제’ 주문 후 첫 수능
현장교사·입시업계 “변별력 갖췄다” 한목소리
“‘윤석열표 '수능' 성패 여부, 채점 결과 나와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서울 용산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서울 용산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주문에 따른 첫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6일 일제히 치러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변별력을 갖추되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능 출제본부는 EBS 체감 연계도는 높았지만, 킬러문항 대신 선지를 세심하게 구성하는 방식으로 변별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번 수능은 킬러문항이 없이 치러지면서 일각에서 최상위권 수험생에 대한 변별력 확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공교육 정상화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선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입시업계에서는 결국 채점결과에 따라 '윤석열 표 수능'의 성패여부가 가늠될 것으로 내다본다.

“국어, 작년 수능·9월 모평보다 어려워”

1교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EBS 현장교사단 소속 윤혜정 덕수고 교사는 “2023학년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수험생들이 다소 어렵게 체감했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수험생들이 피상적으로 공부했을 경우 심도 있게 서술한 보기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까다로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수능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으로 전년도 수능(149점)보다 15점 낮아져 쉬웠다는 평가가 많았던 시험이다. 올해 9월 모의평가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42점으로 상승해 까다로운 시험이었다. EBS 교사단은 이보다 이번 수능이 더 어려웠다고 본 것이다.

이어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다”며 “공통과목인 독서, 문학의 경우 EBS 수능 교재를 상당히 밀도 있게 연계하고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이나 개념을 바탕으로 설계했다”고 했다.

입시업계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외형상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국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모두 9월 모의평가와 지난해 수능보다도 어렵게 출제됐다”며 “언어와 매체 중에서 특히 문법이 9월 모의평가보다 상당히 어려웠다"고 평했다.

메가스터디는 선택지에 '매력적인 오답'이 많다고 봤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문제 유형과 선택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변별력을 갖춘 문항을 만들었고 선지에 매력적인 오답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작년 수능에서는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145점이고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에 그쳐 국어와 수학의 불균형이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능에서는 국어의 난도가 다소 높아져 변별력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학, 작년과 비슷한 수준…복잡한 계산 지양”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EBS 현장교사단 소속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2024학년도 수능 수학 분석 브리핑에서 “올해 치러진 6월과 9월의 모의평가와 구성면에서 매우 흡사하다”며 “최상위권 학생들부터 중하위권 학생들까지 충분히 변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을 골고루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불필요한 개념으로 실수를 유발하거나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문항, 지나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은 배제됐고 교육과정 근거(성취수준)에 기반한 변별력 높은 문항들도 출제됐다”고 덧붙였다.

입시업계는 선택과목 난이도 조정을 통해 변별력 확보 노력을 했다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되었으나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서 “미적분, 기하 선택과목에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반면 확률과통계는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9월 모평 수학 만점자는 2520명이 발생했다. 킬러문항 배제 후 최상위권 변별력이 하락했다는 지적을 받은 이유다. 이에 수능에선 최상위권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게 종로학원의 분석이다.

김 소장은 “만점자 수 관리를 위해 미적분의 난이도를 작년 수준으로 조절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실제 학생들의 적응 능력은 어떠했을지 채점 결과를 통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제기한 입시업계 한 관계자도 “결국 윤석열 대통령 표 수능인 킬러문항 없이 치러진 이번 수능의 성패여부는 채점결과에 따라 가늠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고 9월 모평과 비슷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EBS 교사단은 영어영역 출제 경향에 대해 “추상도가 높은 소재를 배제했다”며 “문제풀이 기술보단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해야만 하는 문항을 다수 배치해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기본방향 브리핑’을 열고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모의평가가 올해 본수능의 출제기조에 많이 영향을 줬다는 게 수능 출제본부의 입장이다. 올해는 킬러문항만을 점검하기 위한 별도의 교사 점검단인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도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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