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금리차’ 못 견딘 일본은행, 1% 넘는 장기금리 용인…긴축 대열 합류

입력 2023-10-3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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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재손질 나서
“사실상 YCC 상한 철폐” 평가
시장 실망감에 엔화 가치 하락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그동안 고수했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긴축 모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3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표적인 통화완화정책인 ‘장단기금리조작(YCC)’을 3개월 만에 재수정해 장기금리가 상한선인 1%를 웃돌더라도 허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장기금리 지표인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 변동폭 상한을 1%로 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다만 기준금리인 단기금리는 현행 마이너스(-) 0.1%를 유지했으며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등 대규모 금융완화책의 전체적인 틀은 그대로 뒀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장기금리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웃돌 경우 국채를 적극적으로 매입해 금리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해왔다. 앞서 일본은행은 7월 말 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선 목표를 0.5%에서 1%로 끌어올렸는데, 석 달 만에 유동성 고삐를 더 죄기로 한 것이다.

일본은행은 금리를 계속 억눌러 금융시장의 기능이 왜곡되는 것을 우려했다. 일본은행은 성명에서 “장기금리 상한선을 엄격히 억제하는 것은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며 “정책 운용을 보다 유연화해 시장 기능 저하를 막고, 상황에 따라 재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일본이 사실상 선진국 긴축 대열에 합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타니지 렌아츠시 미즈호증권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이번 조치는 사실상 상한선 철폐로 YCC 정책이 단지 형식에만 그칠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오쿠무라 아타루 SMBC닛코증권 수석 금리 전략가는 “채권 매입 지침 변경은 YCC 수정 과정의 마지막 단계가 될 것”이라며 “시장의 관심은 이제 마이너스 금리 종료와 그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에 따라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한때 10년물 국채 금리가 0.955%까지 치솟으며 1%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2013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여전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5%를 넘나드는 상황을 고려하면 그 격차는 5배에 달한다. 이번 결정으로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와 격차가 줄어들게 돼 엔화 가치 하방 압력이 한층 누그러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이 예상됐던 만큼 더 공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원했던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일본은행 발표 직후 엔·달러 환율은 150엔을 넘어 엔화 가치가 1년래 최저 수준에서 움직였다.

한편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발표한 ‘경제·물가 정세 전망’에서 소비자 물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2.8%로 0.3%포인트(p) 끌어올렸다. 내년과 2025년 전망치도 각각 0.9%p, 0.1%p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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