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1000명 이상’ 확대?…의료계 “결사반대” 반발 거세

입력 2023-10-16 14:07 수정 2023-10-1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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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수가 높이고, 처우 개선해야”…의사 파업 가능성도
의사인력 부족한 중소병원 등 “의대정원 확대 필요” 의견도

▲의대생들이 지난 8월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심혈관조영실에서 보건복지부 필수의료 의대생 실습지원 사업 관련 심혈관조형실 시술 실습 참관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뉴시스)
▲의대생들이 지난 8월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심혈관조영실에서 보건복지부 필수의료 의대생 실습지원 사업 관련 심혈관조형실 시술 실습 참관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뉴시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이하 의대 정원) 확대 방아넹 대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다만 병원계에서는 의사 채용이 어려운 중소병원 등의 상황을 고려해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정치권과 의료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의대 정원 확대 규모와 일정, 방식 등을 직접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정원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351명을 줄이기로 결정한 뒤, 2006년 3058명으로 조정된 이래 현재까지 유지돼왔다. 적용 시기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응시하는 2025년도 대학입시로 예상되며, 확대 규모는 500~3000명까지 다양하게 예측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그간 의대 정원 확대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 왔다. 2020년 7월 정부가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자 집단 휴진과 총파업 등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정부와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의료계는 9·4 의정합의를 통해 ‘코로나19 안정화’를 기점으로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의정합의 결과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하고, 14차례에 걸쳐 의협과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등을 주제로 논의했다.

김이연 의협 대변인은 16일 본지와 통화에서 “정부와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진 바 없다. 논의해보자는 수준에 그쳤다”며 “당사자인 의료계와 상의 없이 통보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가 ‘응급실 뺑뺑이’,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대변인은 “원가도 안 되는 필수의료 현장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며 “정원을 늘리는 데 사회적 자원을 쓰겠다고 결정하면, 그 영역은 피폐화될 것이다. 절대 대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노력 대비 보상이 낮은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를 높이는 등 의료진 처우 개선이 근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의사 회원들 사이에선 2020년보다 강력한 파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의협은 17일 저녁 긴급대표자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사실 진위 확인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 의과대학 인프라 부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 지방의대에서 제대로 된 의사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교육할 선생님은 있는지, 시설은 갖춰져 있는지 보는 게 우선이다. 서남대의대와 같이 부실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의사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는게 아니다. 실습할 장소 마련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의사를 당장 1만 명 늘린다고 필수의료가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의약분업, 의학전문대학원 등 정부가 주도했던 정책이 성공했는지 점검부터 해봐야 한다. 정책의 실패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니 결국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 어느 분야에 어떻게 배치해야 지역의료가 살아남는지 치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료비 지출만 늘어날 뿐”이라고 지적했다.

병원계에선 앞서 (의대 정원을)축소했던 만큼은 늘리는 게 좋지 않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병원계 관계자는 “축소된 만큼은 의대 정원이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대학병원에서는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 굳이 늘릴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의사를 채용하기 어려운 중소병원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찬성 의견도 있다.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면서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의대 졸업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55%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OECD 국가 의사 수와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의대 정원을 2535명 늘려야 한다. 30년 후 OECD 평균에 도달하려면 5500명, 60년 후 OECD 평균에 도달하려면 3500명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 규모와 발표 시기 등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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