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전기차 판매 느는데…충전 인프라 투자는 여전히 ‘미흡’

입력 2023-08-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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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정부에 의존
대다수 수입 브랜드 공용 충전소 없어
테슬라는 전용만ㆍ벤츠 공공 개방 3곳뿐
국내 충전기 24만기…환경부 보조금 지급

▲테슬라의 전용 충전소 '슈퍼차저'.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의 전용 충전소 '슈퍼차저'. (로이터/연합뉴스)

수입차 업계가 국내서 전기차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를 팔아 수익을 내면서도 충전 인프라 구축은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은 공용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에 충전기를 설치해 자사 고객에게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1만4571대(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집계)를 판매하며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른 테슬라는 국내에 전용 충전소 34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급속충전소인 슈퍼차저 144개과 완속충전소인 데스티네이션 200여 개로 테슬라 차량 소유자만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전기차 5006대를 판매하며 2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국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 총 220여 기의 충전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벤츠가 구축해 공공에 개방한 충전소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경기 남양주 스타벅스 북한강R점 △부산 신세계 백화점 등 세 곳뿐이다.

수입 전기차 판매 4위에 오른 폴스타도 전국에 전시장에 충전기 10여 기만을 보유하고 있다. 폴스타는 충전 인프라를 늘리는 대신 충전 크레딧을 제공하는 등 고객의 충전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 5위인 아우디도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만 충전기를 구축한 상태다. 초급속 충전기 18기, 급속충전기 32기 등 총 5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초급속 충전기 4기를 더 추가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국내에 직접 구축한 충전 인프라가 없다.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충전 인프라 구축은 대부분 정부 예산으로 이뤄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에는 24만 여기의 충전기가 구축돼 있다. 이 중 환경부가 직접 설치한 충전기는 7000여 기다. 민간에서 설치한 나머지 충전기에도 대부분 환경부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123만기 이상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만 완속충전기 6만기, 급속충전기 2100기에 대한 예산을 확보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정부가 구축하는 충전 인프라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 설치된 ‘BMW 차징 스테이션’. (사진제공=BMW)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 설치된 ‘BMW 차징 스테이션’. (사진제공=BMW)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MW는 지난해부터 공공 개방 충전소인 ‘BMW 차징 스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북 힐튼호텔 경주, 서울 파르나스 호텔 등 4곳에 차징 스테이션을 구축했고 올해 2곳을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벤츠도 국내에 충전 인프라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고출력 충전(HPC) 네트워크’의 국내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벤츠는 올해 초 2030년까지 전 세계 주요 시장에 1만 대 이상의 고출력 충전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계획에 한국이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BMW와 벤츠를 제외한 대다수 수입차 업체는 당분간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 국내에는 이미 충전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많을 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업체와 정유업체가 나뉘어 있는 것처럼 전기차 업체와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분리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최근 전기차 보급률을 늘리기 위해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이나 메이저 수입차 브랜드가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투자 여력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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