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서울교사노조 “문제행동 담당인력 확충…학교 민원시스템도 만들어야”

입력 2023-08-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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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대진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

가장 시급한 조치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문제 행동 보이는 학생 관리할 인력ㆍ학급 필요”
“다른 공공기관에도 있는 민원실이 학교는 없어”

▲ 장대진 서울교사노동조합 수석 부위원장
▲ 장대진 서울교사노동조합 수석 부위원장

자신을 때리려 했다는 아이 말만 듣고 학부모가 학급 교체를 요구해서 한 선생님이 스트레스로 병가를 내셨어요. 그 분께 학급 교체를 생각해보시라고 상담해드릴 수밖에 없었어요. 만약 학부모가 아동학대 신고를 하면 선생님이 더 힘들어질 수 있거든요.

장대진 서울교사노동조합(이하 서울교사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1일 ‘교권 회복을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본지 기자 질문에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가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을 계기로 교권 보호·회복을 위한 사회적 요구가 빗발치면서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상태다. 교사들을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장 수석 부위원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장 수석 부위원장은 “법 개정은 국회에서 이뤄지는 것이니, 당장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일로 세 가지를 꼽고 싶다”며 △문제 행동 담당 인력 및 장소 확립 △학교폭력 업무 완전이관 △학교 내 민원 시스템 명시화를 들었다.

우선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관리할 수 있는 인력과 학급이 따로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 수석부위원장은 “분노조절장애나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 학급 안에서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 학생들을 담임 교사가 온전히 책임지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 학급에 있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전담할 수 있는 인력과 학습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있지 않으면 선생님의 교육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잘못 처리하면 심지어 문제 행동을 일으킨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당해 선생님이 고초를 당할 수도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학교에서 다른 곳으로 완전히 이관시키지 않으면 교사들이 계속해서 민원에 시달릴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장 수석 부위원장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교에서 지역 교육청으로 이관됐지만 아직까지 학교폭력 사안 접수, 조사, 그리고 사안의 경중을 따져서 학교장이 자체 종결 처리하는 과정까지는 학교에서 맡고 있다”며 “조사를 할 때 교사들이 학부모로부터 엄청난 민원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심지어 담임교사 또는 생활지도부장이나 관리자가 소송을 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교원들이 학교폭력 업무 때문에 학부모 민원이 과중되거나 소송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에 명시적인 민원 시스템이 없다는 점 역시 거론됐다.

장 수석 부위원장은 “다른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에는 민원실이 있는데 학교에는 없다”면서 “관리자 중심으로 민원을 접수받고 관리자가 교사에게 이야기해서 처리하는 형태 혹은 나이스 시스템 등을 통해 온라인 상으로 민원을 처리하는 형태가 완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에 대해서는 과도한 쟁송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장 수석 부위원장은 “앞서 중한 학교폭력 관련 사항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했는데 정순신 변호사 사태와 같이 소송이 계속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며 “지금도 교사들이 교육활동 침해로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신청하면 상대 학생이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걸 생기부에 적는다고 하면 소송까지 가는 상황도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러한 쟁송이나 교보위 결정에 대한 학생측의 분란을 일으킬 수 없게끔 하는 조치 및 대책들이 완비된 상태에서 교육활동 침해 사항을 생기부에 기재한다고 하면 어떨까”라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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