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선 힘들어’…신약 개발 위해 힘 합치는 제약사들

입력 2023-06-17 06:00 수정 2023-06-1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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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 투자 및 연구 나서

(사진제공=셀트리온)
(사진제공=셀트리온)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의 성공을 위해 공동 연구개발(R&D)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각에선 한 기업이 신약 개발과정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신약 개발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제약사들이 공동 개발을 선택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임상 비용에 대한 부담, 상업화 실패에 따른 위험 분산 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와 빈시어 바이오사이언스(Vincere Biosciences)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3사는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임상시험 설계, 환자 후보군 선정 등에 빈시어의 인공지능(AI)플랫폼을 활용한다.

빈시어는 2018년 파킨슨 권위자 스프링 베루즈(Spring Behrouz) 박사가 설립한 바이오기업이다. 독자적인 AI 플랫폼을 활용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치매 등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거나 수명이 다하면 세포가 이를 제거하는 ‘미토파지(Mitophagy)’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기능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면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빈시어의 후보물질은 체내 미토파지 활동을 강화해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비율을 높이고 파킨슨병 진행을 저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와 다양한 공동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7월 미국 뉴론 파마슈티컬스(Nurron Pharmaceuticals)의 시리즈 A 투자에 함께 참여하고, 2021년 8월에는 알로플렉스 바이오테라퓨틱스(Alloplex Biotherapeutics)에 100만 달러 규모를 투자했다. 지난해 4월에는 생체시계 연구기업 턴 바이오테크놀로지스(Turn Biotechnologies)에 공동 투자했다. 양 사 간 공동투자로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파이프라인 확장 효과를 거뒀단 평가를 받는다.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텍 라니 테라퓨틱스(Rani Therapeutics)와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의 경구형 제제 개발에 나선다. 경구형 아달리무맙 개발에 필요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을 라니에 독점 공급하고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개발과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는다. 라니는 고용량 약물을 탑재할 수 있는 자체 보유 기술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고농도 경구형 아달리무맙을 개발한다.

셀트리온은 라니와의 이번 협업이 고농도 제형 중심의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계약에 따라 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약물 효과에 더해 환자 투약 편의성까지 확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동구바이오제약과 국제약품, 한국파마도 힘을 모았다. 의약품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각 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제약산업 환경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와 비뇨기과, 국제약품은 안과, 한국파마는 중추신경계(CNS) 등 분야에서 처방 상위권에 있는 제약기업이다.

전문가는 전 세계를 타깃하는 신약 개발에서 협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지금까지 공동 개발을 많이 해왔는데, 최근 들어 중요성이 더 부각됐다”라며 “하나의 기업에서 신약 개발 과정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됐다.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역량 모두 한 기업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5년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 2018년 얀센에 1조6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정 원장은 “바이오벤처들이 발굴한 아이템을 국내 제약회사가 이전받아 개발 단계를 확장,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 수출하면 3자가 참여하는 분업화된 신약개발의 비즈니스 모델이 된다”라면서 “이런 분업 모델은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일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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