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먹을거리 늘었다…확 바뀐 이마트 연수점 [르포]

입력 2023-05-04 15:45 수정 2023-05-0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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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 한 이마트 연수점 가보니…마트 같지 않은 마트

스마트팜으로 기른 채소 판매…매월 1회 참치 해체쇼까지
길이 대폭 늘린 축산 코너…치킨 조리는 사람 아닌 로봇이

“저기(스마트팜)에 기른 것을 진짜 먹을 수 있는 건가요?”
“마트 같지 않아요”

▲이마트 연수점 매장 입구. (유승호 기자 peter@)
▲이마트 연수점 매장 입구. (유승호 기자 peter@)

3일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에 있는 이마트 연수점에서 만난 소비자들의 얘기다. 이들은 이마트 연수점이 마트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를 콘셉트로 리뉴얼한 이마트 연수점. ‘마트 같지 않은 마트’라는 평가만으로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파격적인 실험은 제대로 통한 셈이다.

이마트 연수점 정문을 통해 들어갔는데 곧바로 마트 입구가 나오지 않는다. 식당과 스타벅스, 여러 입점 점포들을 지나가면 마트 입구가 보인다. 마트 입구로 들어서면 왼쪽에는 청과를 파는 매대가 들어서 있었고 오른쪽에는 각종 원두와 캡슐커피 등을 판매하는 매대가 들어섰다.

커피 매장은 동서식품의 카누와 협업해 구성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특히 캡슐 커피 머신도 보였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직접 캡슐커피를 맛볼 수 있고 구매까지 가능하다. 이마트 연수점이 리뉴얼을 통해 강화한 체험형 요소였다.

김명준 이마트 커피바이어는 “코로나19 이후 홈카페 시장이 발달하면서 매년 20%씩 고성장하고 있다. 홈카페 문화와 캡슐커피 트렌드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그냥 구매만하는 단순한 패턴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과 시음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연수점의 참치정육점. 매 월 주말 참치 해체쇼가 열린다. (유승호 기자 peter@)
▲이마트 연수점의 참치정육점. 매 월 주말 참치 해체쇼가 열린다. (유승호 기자 peter@)

마트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수산코너가 나오는데 참치정육점이 눈에 들어왔다. 말 그대로 그날 들어온 신선한 참치를 현장에서 해체해 판매하는 곳이다. 참치 해체쇼는 매 월 한 번씩 주말에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참치 중에서도 급이 높은 참다랑어와 눈다랑어를 판매한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맛이 좋은 만큼 프리미엄급의 참치를 선호하는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연수점은 축산 코너도 대폭 리뉴얼했다. 국내에서 가장 크고 구색이 가장 많은 매장을 콘셉트로 바꾼 것이 핵심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반적인 축산 매장의 길이는 17~21m 수준인데 연수점의 축산 매장은 30m로 기존 대비 약 76% 확장한 셈이다. 취급하는 한우 품목도 2가지에서 4가지로 늘렸다.

축산 코너에서 만난 소비자 박모(67) 씨는 “이전에는 2단으로 돼 있었는데 바뀌고 나니 전에 보다 진열상태가 깔끔해져서 눈에 확 들어온다”고 평가했다.

이마트 연수점은 최근 소비 트렌드까지 적극 반영했다. 치킨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형마트에서 치킨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아예 치킨 조리 시설을 확충했다. 치킨을 튀기는 건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한다. 이른바 치킨로봇이다. 로봇은 치킨을 기름에 튀기고 그 과정에서 잘 튀겨지도록 흔드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마트 연수점은 밀키트 전용 매장도 신설했다. 매장 크기는 92.5㎡(약 28평) 수준이다. 전용 매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야채 코너였다. 밀키트를 먹더라도 버섯, 파 등 부재료를 추가로 넣고 싶어하는 소비자 니즈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최현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원스톱으로 밀 솔루션에 대한 해답을 드리기 위해서 전문 매장을 처음 기획했다”면서 “고객이 부재료를 별도로 쇼핑했어야하는데 여기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 고객에게 굉장히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 연수점 델리코너에 설치된 치킨로봇이 치킨을 조리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이마트 연수점 델리코너에 설치된 치킨로봇이 치킨을 조리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신선 코너에도 이색적인 아이템이 들어섰다. 스마트팜이다. 이마트 연수점은 스마트팜 기업 ‘엔씽’과 연계해 매장 내 공간에서 직접 채소 4종을 재배하고 판매한다. 이마트는 계절과 상관없이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고 소비자는 직접 재배 현장을 보며 갓 수확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스마트팜으로 키운 채소를 두 번째 구입한다는 소비자 안모씨는 “처음에는 신기해서 한 번 구입했다”면서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밑에 뿌리가 있으니까 상하지도 않고 싱싱하고 신선해서 한번 더 구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해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채소를 소개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을 방문해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채소를 소개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이처럼 체험형 요소를 강화한 이마트 연수점은 리뉴얼 후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3월 30일부터 4월 30일까지 약 한 달간 연수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방문 고객 수도 23% 늘었다.

현재 이마트는 2020년 이마트타운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그로서리 혁신과 체험 요소를 강화한 공간 재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0여 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마트 연수점에 이어 오는 7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오프라인도 온라인과 경쟁을 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 많은 변신이 필요하다”면서 “남은 매장들도 다 이런 식으로 바꿔 나갈 예정”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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