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영 장관, 두 달만에 다시 중동행..."K중기·스타트업 진출 기반 닦겠다"

입력 2023-03-01 17:30 수정 2023-03-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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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다음주 닷새 간의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잇따라 방문한다. 지난 1월 UAE 방문 이후 두 달만의 중동행이다. 중소·벤처기업의 중동시장 개척에 물꼬를 터 성장 잠재력을 키우려는 의지로 읽힌다.

"중동‧유럽 등 글로벌 진출 지원 확대"

이영 중기부 장관은 24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UAE와 사우디 행에 나선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의 가장 큰 목표는 국내 중소기업·스타트업 진출에 필요한 기반을 닦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열리는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비반(Biban)에 참석할 사우디 각 부처 장·차관을 포함, 협력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이 장관은 "작년 11월 사우디 투자부 장관을 컴업에 초청해 양자회담을 개최한 뒤 실무단을 파견하는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며 "특히 1월 다보스 포럼을 계기로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재차 협력 방안을 교류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비반 행사에는 국내 기업 10개 사가 참여한다. 모집 경쟁률이 15대 1에 이를 정도로 사우디 시장 진출 경쟁이 뜨거웠다. 중기부는 중동 진출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스타트업 외에 벤처·중소기업으로 참여 대상을 넓혔다.

UAE에선 지난 1월 순방 성과에 대한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두바이에선 기존 수출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I)가 중동 진출 거점 역할을 할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로 조만간 개편을 앞두고 있다.

이 장관이 중소·벤처기업의 중동시장 진출에 화력을 집중하는 것은 중동의 풍부한 자금력 때문이다.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기업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우리 벤처·스타트업에 오일머니가 유입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고, 고금리 등의 악재로 얼어붙은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해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인공지능(AI), 바이오 분야 등을 10대 초격차 분야로 선정했다. 작년 기준 7조3000억 원 수준이었던 글로벌펀드 규모를 오일머니 등을 더해 8조 원 넘는 수준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 장관은 "중동‧유럽 등 글로벌 진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납품대금 연동제 시즌2 시작"

이 장관은 1세대 여성 벤처 창업가로 국회의원을 거쳐 지난해 5월 중기부 수장에 올랐다. 그는 취임 이후 10개월간 이룬 성과 중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을 가장 뜻 깊은 기억으로 꼽았다. 이 장관은 "전쟁 등 대내·외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더 의미가 컸다"고 소회를 전했다.

다만 여전히 어깨가 무겁다. 납품대금 연동제가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어 올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계 간 온도차가 여전히 크다. 14년간 깊어진 갈등의 골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앞으로 참여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낙관했다. 인센티브가 유인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 장관은 "법 시행 전 연동제를 미리 도입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납품대금 연동제 동행기업’ 모집을 시작했다"며 "연말까지 6000개 사 이상 모집하면 시장에서 연동제가 정착,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협·단체와 지방청 주관의 로드쇼 개최 △삼성전자·현대차 등 참여 기업 내 다른 계열사 홍보 △‘지역별 연동제확산 협의체’ 구성 통한 독려 △공식홈페이지 통한 국민 대상 홍보 등 네 가지 트랙을 유인책으로 구상했다. 이 장관은 "법제화까지가 납품대금 연동제 시즌 1이었다면, 이제는 연동제를 기업 문화로 만들기 위한 시즌2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최근 중소기업계가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에 대해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장에 허용해온 ‘8시간 추가연장근로’가 지난해 말 종료됐다. 추가 근로가 불법이 되면서 기업들은 생산량을 축소하고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실적 악화나 폐업을 우려하는 악순화의 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2월 임시국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그는 "1월에 구성한 민관 합동 TF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개선과제를 고용노동부에 전달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대기업의 출발점은 '소상공인'"

이 장관은 지금이 소상공인의 성장 사다리를 복원시킬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기간동안 지원에 맞춰졌던 초점을 '육성'으로 옮겨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키울 초석을 마련하는 데에 지금이 적기라는 설명이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동네상점을 시작으로 사업모델을 혁신해 성장했던 전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장관은 최근 MZ세대 소상공인들이 자신만의 성장스토리를 바탕으로 제품‧서비스를 혁신하는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맥주, 도레도레, 금옥당 등이 대표적이다. 이 장관은 "이들 기업의 매출‧고용을 분석한 결과, 기술기반 스타트업에 비해 뒤쳐지지 않았다"며 "소상공인을 고부가가치 서비스 기업과 창조적 신제조 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생태계 구축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창업‧벤처에서 성과를 보여 온 피칭방식을 소상공인에게 적용,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기업가 정신을 가진 소상공인을 발굴하는 것을 고민 중이다. 민간자본 매칭형 정책자금을 신설해 신속한 성장을 지원하는 구상도 덧붙였다.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은 올해 중기부의 주요 핵심미션이다. 앞서 중기부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예산을 100억 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는 등 '골목벤처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고금리 등의 상황을 감안, 소상공인 융자를 상반기(78.3%)에 80% 가까이 집행해 소상공인들의 상환 부담을 낮추는 역할도 이어갈 방침이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신규 보증을 2조 원 규모로 확대 공급한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규제개혁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모든 것"

이 장관의 소상공인·중소기업·벤처 정책의 핵심 축에는 '규제개혁'이 있다. 낡은 제도와 규제를 걷어내 성장을 도모하는 '규제 뽀개기'는 현 정부 핵심 기조이기도 하다. 이 장관 역시 내실있는 성장을 위해선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과감하게 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장관은 "글로벌 100대 유니콘 중 절반이 국내에서 온전히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서비스의 도입에 기존 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동식 협동로봇의 경우 안전기준 부재로 로봇이 근로자와 함께 이동하면서 작업을 할 수 없다. 정부는 해당 관련 안전기준을 오는 6월께 제정할 방침이다. 글로벌 수준의 규제 환경에서 제품을 실증한 뒤 해외로 진출하도록 돕는 혁신특구도 조성한다. 이 장관은 그간 보여온 정책추진력으로 업계를 짓누르는 규제 걷어내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신산업을 가로막는 핵심 규제는 관계부처 장관을 직접 만나 해결할 것"이라며 "창업기업에 대한 신설・강화규제를 3년 가량 유예하는 제도 도입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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