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식량난 촉발…물가폭등에 韓경제 휘청 [우크라 전쟁 1년]

입력 2023-0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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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2-19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에너지·곡물가격 급등 여파로 무역적자 11개월 연속 지속
작년 소비자 물가 5.1% 상승…난방비 폭탄에 서민 시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에서 아파트가 러시아 폭격에 무너져 내렸다. 키이우/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에서 아파트가 러시아 폭격에 무너져 내렸다. 키이우/로이터연합뉴스

이달 24일 개전 1년을 맞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하 러·우 전쟁)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러·우 전쟁 과정에서 에너지 대국인 러시아가 유럽 등을 상대로 천연가스 공급과 세계 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차단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등 원자재, 식료품 가격 폭등이 나타났고, 이는 우리나라의 무역적자 확대와 소비자 물가 급등이라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스 공급 차단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겨울철 난방비 폭탄으로 전가되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 등 민생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19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러·우 전쟁 여파로 1년간 국제 에너지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해 1월 1배럴당 70달러 후반대를 유지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전쟁 후인 같은 해 3월 12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가격이 다소 진정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말 두바이유 가격은 1년 사이 39% 급등한 배럴당 96.41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보다 더 큰 문제는 가스다.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끊어버리면서 국제 가스 수요가 몰리다보니 가격이 급등했다. 액화천연가스(LNG)는 1년 새 128%나 상승한 MMBtu(25만kcal) 당 34.24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엔 69.3달러로 치솟기도 했다. 석탄 역시 161% 오른 톤 당 361.18달러를 기록했다.

러·우 전쟁은 식량안보 위기감도 고조시켰다. 러시아는 유럽 등 서방국가에 대해 세계 최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밀 등 곡물 수출을 차단했다. 그 결과 글로벌 시장의 곡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21년 125.7에서 지난해 143.7로 뛰었고, 전쟁 직후인 작년 3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159.7을 기록하기도 했다.

러·우 전쟁에 따른 에너지 및 식량 가격 급등은 에너지 등의 대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를 촉발시켰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무역수지는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의 호조세에도 에너지 수입 비중이 커져,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늘어서다.

작년 연간 수출액이 전년 대비 6.1% 늘어난 6839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찍었지만 수입액은 러·우 전쟁 여파로 인한 원유와 LNG, 석탄 등 에너지를 중심으로 8.9% 늘어난 7312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472억 달러의 무역적자(역대 최대)를 냈다.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수입가격 급등은 소비자 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수입가격이 오를수록 기업의 채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품ㆍ서비스 가격 또한 덩달아 뛸수 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 물가는 전년보다 5.1%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연초부터 러·우 전쟁으로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크게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이중 석유류가 22.2% 올라 1998년(33.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가공식품도 7.8% 상승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분 반영 등에 전기·가스·수도는 12.6% 상승해 별도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겨울철 서민들의 연료비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기요금은 작년 4·7·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은 작년 4·5·7·10월에 인상됐다.

그 여파로 강력 한파가 시작된 작년 12월분 난방비(도시가스) 요금이 1년전보다 2~3배 올랐고, 올해 1월분 요금은 이보다 더 뛸 것으로 관측돼 서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러·우 전쟁은 무역적자와 고물가를 촉발시키면서 우리 경제 성장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작년 4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잠정)은 전기대비 -0.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했던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반 만에 첫 역성장이다.

이중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p)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민간소비 성장기여도도 고물가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3분기 만에 마이너스(-0.2%p)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엔 더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 속 수출 부진과 고물가 지속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한국은행(1.7%), 정부(1.6%)보다도 낮은 전망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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