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경제희망 키워드 ⑤수출증대] 역대 최대 실적에도 우울한 수출 전선…60조 원 무역적자

입력 2023-0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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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1-05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러·우 전쟁 등 외부 정세 탓 에너지, 원부자재 변동성 커져
많이 팔아도 원자재 수입 커 적자…제조 기반 수출 강국의 슬픈 단면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이환위리(以患爲利) 근심을 이로움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과거에는 위기 또는 어려움을 근심이라 표현했고, 기회나 극복을 이로움이라고 표현해왔으니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외 변동성에 취약한 대한민국이 지난해 험난한 국제 정세 탓에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라는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계기로 수출 품목과 지역 다변화라는 수출 생존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 값진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2022년 A라는 기업은 굉장한 매출(수출실적)을 올렸다. 엄청나게 물건을 팔아 장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로 많은 돈을 벌었다. 한 해 판매한 물건의 총 금액만 6839억 달러, 원화로는 약 866조 원에 달했다. 기업의 역대 최대 매출인 2021년 6444억 달러(약 816조 원)을 1년 만에 경신했다. 이는 이 기업이 작년 한 해 동안 살림살이에 쓴 돈 608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그러나 회사의 직원도 이 회사를 바라보는 외부 사람도 박수를 치기는 커녕 안쓰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이유는 이 회사의 처참한 영업이익 탓이다. A회사는 내다 팔 물건을 만들기 위한 원자재, 에너지를 사는 데 쓴 돈이 무려 7312억 달러(약 966조 원)에 달했다. 무려 한 해에만 473억 달러(약 60조 원)의 손해를 봤다.

A 회사의 이름은 대한민국이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수출 역사에 새 기록을 새겼다.

세계 수출 순위는 전년 7위에서 지난해 6위(1∼9월 기준)로 한 단계 상승해 무역 강국으로서의 이름을 드높였다. 우리보다 수출이 많은 나라는 중국·미국·독일·네덜란드·일본뿐이다. 이탈리아와 벨기에, 홍콩과 프랑스는 우리보다 아래에 위치한다. 일평균 수출액도 25억1000만 달러로 처음으로 25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주력 시장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미국,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각각 14.8%, 14.5%, 7.1%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대표 신흥 시장인 인도로의 수출(188억8000만 달러)도 21.0% 급증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 대미 수출액(1098억2000만 달러)은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22년 수출입 실적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2022년 수출입 실적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그러나 무역수지 적자 탓에 이런 신기록도, 사상 최대 실적도 빛이 바랬다.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와의 장사에서 473억 달러라는 엄청난 손실을 본 것이다.

무역수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000만 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이다.

특히 적자액은 종전 최대였던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직전인 1996년 기록한 206억2000만 달러의 2배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수입액은 전년보다 18.9% 늘어난 7312억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은 전체의 26.1%인 1908억 달러에로 무역적자 발생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대규모 에너지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는 일본·독일 등 에너지 대외의존도가 높은 제조 기반 수출 강국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 1432억 달러, 독일은 지난해 10월까지 585억50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수출의 당면한 문제는 지난해 전체가 아닌 월별로 쪼갰을 때 나타난다. 추세가 하향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18% 증가세를 유지했던 수출은 하반기 들어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수출과 수입은 전년 대비 각각 9.5%, 2.4% 감소한 549억9000만 달러, 596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46억9000만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수출은 3개월 연속 줄었으며 무역수지는 9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주력인 반도체가 30% 가까이 곤두박질 친 탓에 수출 전선이 흔들렸다. 반도체는 지난해 11월에도 전년 대비 29.8%나 줄은 바 있다.

지역별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국 수출액이 대폭 줄어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지난달만 놓고 봐도 -27.0% 수출 실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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