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안보 우려에 중국 ‘반도체굴기’ 제동…영국, 자국 최대 파운드리 인수 차단

입력 2022-11-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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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안보투자법 소급 적용해 NWF 인수 계약 철회 명령
독일은 두 건의 반도체 관련 인수 계약 무산시켜
숄츠 총리 친중국 행보에도 기술 보호 의지

▲그랜트 샤프스 영국 산업·에너지 장관이 8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열린 각료 회의를 위해 화이트홀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런던(영국)/로이터연합뉴스
▲그랜트 샤프스 영국 산업·에너지 장관이 8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열린 각료 회의를 위해 화이트홀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런던(영국)/로이터연합뉴스
유럽 각국이 국가 안보 우려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제동을 걸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중국 윙테크테크놀로지의 네덜란드 자회사 넥스페리아홀딩스가 손에 넣었던 뉴포트웨이퍼팹(NWF) 인수 취소를 명령했다. 영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넥스페리아는 최소 86%의 NWF 지분을 약 6300만 파운드(약 1005억 원)에 매각해 종전에 갖고 있던 지분율인 14%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랜트 샤프스 영국 산업·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NWF가 넘어가는 것은 전기차와 같은 분야에서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영국의 역량을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안보에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NWF는 영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다. 넥스페리아는 지난 2019년 NWF의 지분을 14%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NWF의 남은 지분(86%)을 전량 사들이며 회사를 손에 넣었다. 이후 NWF 공장은 생산된 제품을 넥스페리아에 독점 판매하기 시작했고, 영국 정부는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올해 1월 발효한 새 국가안보투자법을 소급 적용하면서 인수 계약을 가로막았다. 해당 법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소급 적용 사례로 따지면 넥스페리아가 처음이다.

영국뿐만이 아니다. 독일 정부도 지난 9일 중국 사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스웨덴 자회사 사일렉스(Silex)가 자국 반도체 업체 엘모스 생산 공장을 사들이고 반도체 장비회사 ERS를 인수하려던 두 건의 시도를 차단했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해당 결정에 대해 “중요한 인프라와 관련이 있거나, 기술이 유럽연합(EU)이 아닌 국가의 기업에 흘러갈 위험이 있는 경우 회사 인수를 매우 자세히 살펴야 한다”면서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독일과 유럽의 기술 및 경제 주권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독일은 올라프 숄츠 총리가 지난 4일 베이징을 방문하며 친(親) 중국 행보를 보였지만, 반도체 관련 첨단 기술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을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여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중국 측은 공정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넥스페리아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에 충격받았다”면서 “영국 정부의 결정은 본질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이에 해당 결정을 뒤집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독일 정부의 이번 결정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다음 스텝을 결정하기 위해 세부 사항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독일 등 유럽 정부의 결정에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경제와 무역 협력을 정치화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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