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제2루나 사태로 번지나…FTX·바이낸스 사태에 패닉 빠진 코인시장

입력 2022-11-10 15:47 수정 2022-11-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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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뱅크먼-프라이드 FTX 대표와 창펑 자오 바이낸스 대 (출처=코인긱ㆍAP연합뉴스)
▲샘 뱅크먼-프라이드 FTX 대표와 창펑 자오 바이낸스 대 (출처=코인긱ㆍAP연합뉴스)

세계 5위권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에 코인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인수 의사를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철회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FTX가 발행한 FTT 코인은 이틀간 90% 폭락했고, 관계사인 알라메다리서치가 주요 투자자로 있는 솔라나(SOL)도 반토막났다. ‘제2 루나사태’가 될 거란 우려 속에 시장이 장기간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낸스조차 손 뗀 FTX 부실

FTX의 유동성 위기론의 시작은 관계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취약한 재무구조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FTX의 초기 투자자였던 창펑 자오(CZ) 바이낸스 CEO가 트위터로 “투자금 회수 때 받은 FTT를 전량 매각하겠다”고 하면서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물론, 이때만 해도 FTX의 거래소 사업이 호조를 보였기에, 파산 위기까지 갈 것이란 예상은 쉽지 않았다.

FTX 위기론이 불씨를 당긴 건 지난 7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더블록 리서치 VP 래리 서막(Larry Cermak)이 트위터에 올린 글 한 줄이다. 그는 “FTX의 파산 가능성은 거의 0%라고 생각한다”며 “FTX와 알라메다의 오프체인 자산 보유량이 충분히 많다”고 했다. 알라메다도 CZ가 매도하는 물량을 다 받아 주겠다며 위기론에 대응했다.

그런데 이는 정 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위험을 느낀 FTX 고객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출금에 나선 것이다. 만약 FTX가 고객 자산을 투자에 이용하지 않았다면, 모든 고객이 출금한다 해도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뱅크런 발생 이후 출금 속도가 느려지면서, FTX는 급기야 모든 출금을 중단했다.

이때부터 FTX가 고객 자금을 담보로 알라메다에 자금을 공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됐다.

당시 상황을 알지 못했다는 CZ는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11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인수를 철회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FTX 재무재표에 80억 달러(약 11조 2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난 상태다. 블룸버그는 “바이낸스 경영진이 FTX의 부채와 자산 간 차액이 80억 달러(약 10조9120억 원) 이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금융 블랙홀에 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홈페이지에는 출금이 중단됐으며, 입금을 절대 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나온다.(FTX 홈페이지 캡처)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홈페이지에는 출금이 중단됐으며, 입금을 절대 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나온다.(FTX 홈페이지 캡처)

FTX 사태 코인·주식 일파만파

FTX 사태는 코인 시장 전체의 패닉셀로 번졌다. FTX가 발행한 코인 FTT는 10일 75% 폭락한 후 11일에도 57% 급락해 2.28달러(오전 8시 코인게코 기준)에 거래됐다. 알라메다리서치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솔라나도 38.8% 밀려나며 14.55달러로 마감했다.

비트코인도 14%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15%나 떨어졌다. 이 밖에 리플( -18%), 에이다( -14%), 도지코인(-14%), 폴리곤( -22%), 폴카닷 (-13%), 시바이누 (-13%), 트론(-7%), OKB(-10%), 아발란체(-19%) 등도 고전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초대형 악재는 주식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다우지수와 S&P500, 나스닥지수 등 주요 3대 지수가 2% 내외로 하락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10% 밀려났고, 회사채까지 발행해 비트코인을 사 모으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 추락했다. FTX가 지분을 투자한 로빈후드도 14% 급락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FTX 파산 위기와 관련해 스마트블록스 설립자 마크 피델만은 “가상자산 시장 신뢰 저하로 최소 6개월에서 1년 동안 부침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바이낸스의 FTX 인수 철회로 기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산업에서 자금을 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레이어1 블록체인 세이 네트워크 공동 설립자 제이 조그는 “많은 이들이 돈을 잃을 것이고, 단기적으로 생태계 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기관은 물론이고 개인들의 가상자산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산 위기에 직면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보유한 상장사 로빈후드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AP뉴시스)
▲파산 위기에 직면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보유한 상장사 로빈후드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AP뉴시스)

루나ㆍ FTX 사태로 규제 강도 높아질 듯

FTX 사태는 올 5월 일어난 ‘테라 루나’ 사태와 닮았다. 코인 가치 하락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는 점에서다. 루나 사태에선 대부분의 준비금이 비트코인과 루나 코인이었는데, 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담보 가치가 같이 하락했다. 담보 가치 하락은 레버리지를 일으킨 코인들의 청산으로 이어졌다. 가격 하락과 담보 가치 감소, 강제 청산 물량의 매도로 이어진 이른바 ‘죽음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이번 사태에서도 CZ의 매도 선언이 주요 담보 코인인 FTT의 하락을 일으켰고, FTT를 담보로 한 대출들이 연쇄 청산 당하면서 부실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FTX 거래소가 고객 자산을 FTT 발행의 기초 자산으로 쓴 의혹이 불거지며, FTT 코인과 관련 없는 사용자에게까지 피해가 전이됐다.

한 해에만 두 번씩이나 초대형 코인 부실 사태가 나오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는 급락했다. 가뜩이나 곱지 않던 정부의 규제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이어 미국 법무부도 FTX 사태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미국 CFTC 위원인 크리스틴 존슨은 “FTX 사태는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 규제 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더 많은 통찰력을 가져야 하며, CFTC는 감독관리 영역에서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FTX 사태는 가상자산 업계가 겪고 있는 패턴의 일부”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는 오랜 기간을 통해 검증된 퍼블릭 정책 가드레일을 의존하지 않을 때 피해를 입는다”며 “특히 레버리지와 관련해 정보 불투명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봐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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