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세상] ‘국뽕’의 정석, 영화 ‘한산’

입력 2022-08-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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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영화 ‘한산’은 스포일러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미 승패와 결말을 관객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감독이 ‘국뽕’의 감정을 얼마나 관객의 가슴속에 차올라오게 하느냐가 흥행 성공의 관건이다. 이미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외화 포함) 관객 수 1위를 성취한 영화 ‘명량’의 제작자이자 감독인 김한민은 ‘명량’의 아쉬운 점을 영리하게 극복하고 ‘국뽕’의 정석을 ‘한산’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한산’은 ‘명량’의 프리퀄이며 3부작 마지막 편인 ‘노량’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각 편의 이순신 캐릭터도 다양하게 변주된다. ‘명량’에선 용장(최민식), ‘한산’에선 지장(박해일)으로 그려냈고 ‘노량’(김윤석)에선 덕장으로 묘사한다.(‘노량’은 지금 감독 파이널 컷 중이니 조만간 볼 수 있겠다.)

여름 개봉 블록버스터 중에서 ‘한산’은 가장 순항 중이다. 개봉 1일 차에 벌써 38만 관객을 찍더니 이미 600만을 넘어서고 있다. 물론 ‘명량’의 기록 1761만 명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나 ‘노량’으로 가는 추진력은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한다. 기습적인 공격으로 순식간에 한양의 도성을 잃고 선조는 평양으로 거처를 옮긴다. 일본군은 당황한다. 성주는 성이 함락되면 자결을 하는 게 보통의 일본 전투 방식이기 때문이다. ‘아니 왕이 도망을?’ 경복궁은 백성을 버리고 도망간 임금에게 분노한 백성들의 손에 의해 불태워진다.

왜군은 조선을 정복하고 나아가 중국, 인도까지 손에 쥐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이들의 야심을 이순신이 박살 내는 이야기를 ‘한산’은 담고 있다. 한산도 앞바다에서 이순신이 그 유명한 학익진으로 적을 맞으며 펼친 조선의 운명을 건 지상 최고의 해전을 영상으로 생생히 재현한다. ‘명량’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거북선이 위기의 전장에서 불현듯 나타나 맹활약을 펼치면 관객은 어찌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진하게 느낀다.

최민식과는 다른 이순신을 보여줬던 박해일의 무표정과 극도의 침묵은 당시의 이순신이 갖고 있을 법한 고뇌와 불안을 보여준다. 의(義)와 불의(不義)의 전쟁 한복판에 서 있는 이순신의 절대적 고독이 ‘노량’에선 어떻게 보일지 자못 궁금하다.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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