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방구뽕’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

입력 2022-08-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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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린이의 적은 학교와 학원, 그리고 부모다. 그들은 행복한 어린이, 건강한 어린이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법과 제도를 조종해 어린이들을 더 바빠지게, 더 나빠지게 만들어 어른이 되기도 전에 세상과 등지게 만든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방구뽕(구교환 역)이 한 말이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무진학원 버스를 탈취해 그 안에 타고 있던 학생들을 근처 야산으로 데려갔다가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체포돼 법정에 선다.

범행 동기는 간단하다. 아이들의 해방을 위해서다. 스스로를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는 내내 웃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만큼이나 판타지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 큰 어른 이름이 방구뽕이라니. 직업은 또 어떻고. 하지만 “만날 만날 놀고 싶어요. 해방되고 싶어요”란 아이의 대사를 듣고 더는 웃을 수 없었다.

행복하지 않은 어린이. 어른들이 애써 외면했던 아이들의 외침이다. 보건복지부가 2018년 조사한 ‘아동 종합실태조사’를 보면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49분, 부모와 보내는 시간은 48분뿐이다. 그에 반해 하루평균 학습시간은 6시간 49분에 달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사는 게’ 재미가 없다고 푸념한다. 삶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6.57점밖에 안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 공감과 배려를 통해 사회관계를 형성해야 할 시기에 과도한 학업 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정서 결핍이 심해지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정부는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8세(만 6세)에서 7세로(만 5세)로 1살 낮추기로 했다. 이르면 2025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도 놀 시간 부족하다고 투덜대는 아이들을 학교 틀에 밀어 넣고 지식 중심 교육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사교육비와 육아 부담이 줄어든다고 해명하지만, 공감하기 힘들다. 2018~2022학년도 출생아의 경우 다른 학년보다 더 많은 인원이 입학·졸업을 하면서 더 거센 입시·취업경쟁을 치러야 한다. 물론 이는 아이의 몫이다.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수동적 대상’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이를 낳았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 부모는 자식이 어른이 돼 가는 과정을 돕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6살 큰 아이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너도 현재를 살아가고 있구나. 온전한 인격체구나’ 느낀다. 정부는 아이들을 그저 ‘생산 주체’로만 보고 있다.

“어른들께 몇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합니다. 나중은 늦습니다. 불안으로 가득한 삶 속에서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을 찾기에는 너무 늦습니다.”

법정에 선 방구뽕의 최후 진술이다. 아이들의 소망을 담은 방구뽕의 목소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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