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兆 ELS에 ‘자이언트스텝’ 날벼락, 잠 못드는 투자자들

입력 2022-06-27 15:29 수정 2022-06-2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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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등 주요국 지수 추종 미상환투자금 115조 웃돌아
美자이언트스텝에 증시 약세 S&P·유로스톡스 20%대 뚝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적금보다 낫다고 해서 믿었던 ELS(주가연계증권)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줄 몰랐다.”

“ELS 기초자산 3개 중 하나인 코스피200이 떨어지면서 조건 미충족으로 상환이 또 밀렸다.”

각종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최근 ELS 손실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면서 주가지수에 연동돼 수익률을 추구하는 ELS의 손실 위험이 커진 탓이다. 미국의 ‘자이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글로벌 긴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주가지수 하락 가능성도 더 짙어졌다.

◇은행 예금보다 나은 수익률에 ELS 발행액 44조 원…미상환 투자금 115조 원 = ELS는 미국·유럽·일본·홍콩·한국 등 주요국의 주가지수 2~3개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계약만기일까지 기초자산의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수익이 발생하면 조기상환 또는 만기상환된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아 인기를 끌며 발행액이 44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해당 지수가 녹인 배리어(knock in barrier·원금 손실 한계선)를 터치한 경우 투자자들은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하락장에서는 만기가 돼도 원금손실 우려가 크다. 현재 ELS에 남아있는 미상환 투자금은 115조 원을 웃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조기상환 규모는 약 53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3조3530억 원) 대비 84% 감소했다. 주가 급락으로 조기상환 조건을 못 채운 ELS가 속출한 탓이다. 월간 조기상환 규모는 두 달 전인 4월에만 해도 2조 원을 웃돌았지만, 지난달 8000억 원대로 쪼그라들었고, 이달엔 5000억 원 남짓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기준 미국 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한 ELS 미상환잔액이 37조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 유로스톡스50(35조 원), 홍콩H(20조 원), 코스피200(16조 원), 일본 닛케이225(7조 원), 독일 DAX(440억 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 S&P500 지수 21% 하락…“증시 약세 장기화, 원금손실 커” = 문제는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면서 ELS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ELS 발행은 49조2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지수형 ELS가 93.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ELS 가운데 S&P500, 유로스톡스50 기초 발행이 각각 80% 이상을 차지하며 쏠림현상이 심했고, 홍콩H지수와 코스피200도 기초지수로 많이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S&P500은 연초 대비 21%, 유러스톡스50은 20% 하락했다. 홍콩H지수와 코스피200도 각각 9%, 23% 하락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금손실 위험이 가장 높은 1등급 ELS는 118개에 달하고, 2등급도 400개에 이른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간한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ELS의 낙인 규모는 작년 말 19억 원에서 올해 4월 말 1093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올해 2~3월 우크라이나 사태로 홍콩H지수 등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녹인 배리어에 도달해 원금손실 발생이 가능한 ELS가 급증했다.

해외종목형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 가입자들은 더 좌불안석이다. 통상 종목형이 지수형보다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원금손실 확률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가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 변동성이 높은 해외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위험·고수익 추구 ELS 발행이 확대됐다. 해외종목형 ELS는 2020년 5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원으로 두 배 늘었다.

금감원은 “증시 약세가 장기화할 경우 녹인 발생 ELS 중 만기상환으로 원금손실 물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S&P500 지수와 유로스톡스50 관련 ELS 발행 금액이 매우 크다는 점”이라며 “추가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낙폭을 확대하면 조기상환 실패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우크라 사태 등 복합적인 리스크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의주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수 하락에 따른 ELS 손실 우려 여파는 증권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수하락이 지속된다면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수익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수익 감소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또다시 증권주에 투자한 개인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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