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김남호 오리온 선임연구원 “47년 장수과자 ‘오땅’에 MZ 감성 입혔죠”

입력 2022-05-17 16:36 수정 2022-05-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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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 오리온 선임연구원이 구운김땅콩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오리온)
▲김남호 오리온 선임연구원이 구운김땅콩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오리온)

“‘구운김땅콩’이 ‘오징어땅콩’의 오랜 명성에 먹칠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입사 8년차인 김남호(34) 오리온 선임연구원은 47년 장수 과자의 대명사인 ‘오징어땅콩’(이하 오땅)에 오리온을 대표하는 MZ세대 개발자로서 MZ 감성을 더해 ‘구운김땅콩’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달 초 출시된 이 제품은 땅콩의 고소함에 구운김의 짭짤한 맛까지 더해져 벌써부터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장수 제품을 신세대 입맛에 맞게 변신시키려는 시도로 신제품 개발에 들어갔지만 오땅의 땅콩 맛이 워낙 강해 땅콩과 잘 어울리는 재료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개발 단계부터 수천번의 다양한 배합 시도가 이뤄졌다. 그는 “땅콩과 다른 원료를 같이 먹어보면서 어울리는 맛 찾기를 계속 시도하다가 구운 김과의 궁합이 좋아 콘셉트를 잡고 개발에 나섰다”고 회상했다.

맛으로 최상의 궁합을 찾는 데는 성공했지만, 또 다른 난관은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일이었다. 또 다시 수백번의 시도 끝에 우연히 땅콩볼 표면에 김을 입히는 방법을 떠올렸다. 그는 “구운김의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반죽 내부에 김을 넣어도 보고, 겉부분에도 넣어봤지만, 김을 직접 구워야만 풍미가 더 잘 올라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여기에 땅콩을 28번 감싸면서 형성된 특유의 그물망 구조를 채택해 바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후 2015년 오리온에 입사해 줄곧 개발에만 매달려온 정통 '스낵맨'이다. 해외여행 한 번에 현지 스낵만 수십 개씩 맛본다는 그는 “원래부터 식품에 관심이 많아 일본이나 대만 등 여행을 가더라도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고, 대형마트에 들려 현지 스낵을 맛 보고 아이디어 정리하기가 몸에 뱄다”고 말했다.

특히 “품질에는 만족이 없다”는 좌우명 아래 제품 개발 이후 소비자 의견을 참고하고, 계속해서 개선을 시도하는 꼼꼼함으로 승부하는 김 연구원은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내 손길이 깃든 과자를 사고, 인스타그램이나 인터넷커뮤니티에 맛있다는 소감을 올릴 때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의 손길을 거친 과자가 모두 다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김 연구원은 ‘꼬북칩’ 개발 과정에서의 아쉬웠던 점이 ‘구운김땅콩’의 성공적인 데뷔에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그는 “‘꼬북칩 스윗시나몬’을 개발했지만, 시나몬에 대한 호불호가 강해 생각보다 유행시키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면서 “대중적인 맛을 찾기 위해 여러가지 맛을 테스트하다가 초콜릿을 입힌 '꼬북칩 초코츄러스'를 개발했던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김 연구원이 요즘 눈여겨보는 차기 아이템은 뭘까. 그는 “스테디셀러 제품들의 시즌 한정판을 기획해서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매력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는 힌트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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