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식이 대세"…파바·뚜레쥬르 자리 탐내는 대형마트·편의점

입력 2022-03-23 15:36 수정 2022-03-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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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식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몸집을 불리는 베이커리 시장을 잡기 위해 편의점, 대형마트 등 유통 대기업들이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편의점들과 커피 전문점의 고급빵 시장 진출이 줄을 이었다면 올해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도전이 가시화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3조7319억 원이던 국내 베이커리 시장은 2020년 4조2812억 원, 2023년에는 4조5374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도 ‘빵 및 떡류’의 가계당 월평균 소비 지출액은 2019년 2만2000원에서 이듬해 2만5000원으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에는 2만6000원으로 더 늘며 파이를 키우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사진제공=신세계푸드)

◇ 흔들리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점포수도, 점포당 매출도 ‘주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제과제빵 브랜드 수는 155개로 직전년(159개)보다 주춤했다. 가맹점 수도 줄었다. 제과제빵 가맹점 수는 2020년 8325개로 2019년(8464개)보다 1.6% 감소했는데 치킨(+1.6%)과 한식(+3.5%), 커피(+10.3%), 피자(+4.9%) 등 주요 외식업 가운데 가맹점 수가 감소한 것은 제과제빵이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중기적합업종 지정을 원인으로 꼽는다. 대기업 제과점 프랜차이즈는 신설 점포수를 전년 말 점포수의 2% 이내로 제한하고 출점시에는 인근 중소제과점과 500m 거리를 유지하는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빵 수요 증가로 베이커리 시장은 커지는데 비해 프랜차이즈 점포 수가 줄자 가맹점 매출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2020년 제과제빵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0.5% 느는데 그쳤다.

이는 편의점, 대형마트 등 베이커리 시장 참여자들의 사업 강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유로모니터가 조사한 2020년 대비 2021년 채널별 빵류 유통 비중을 보면 대형마트가 52.2%에서 52.6%로 소폭 늘고 편의점은 3.7%에서 4.1%로, 온라인은 6.0%에서 7.3%로 다 늘어났는데 제과전문점만 32.7%에서 30.0%로 되레 줄었다.

◇ “매장서 직접 굽는다” 대형마트의 베이커리 시장 공략

베이커리 업계의 파이를 가져가는 곳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유통 대기업들이다. 전국에 5만개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편의점 업체들은 지난해 줄줄이 고급빵 브랜드를 내놓았으며 올해는 대형마트가 시장 가능성을 엿보고 공세를 높일 전망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17일 이마트 용산점 지하 2층에 업그레이드 리뉴얼 오픈한 ‘블랑제리(BOULANGERIE)’의 한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신장하며 대형마트 내 고급 베이커리의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블랑제리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매장에서 갓 구운 신선한 빵 뿐 아니라 고급 재료를 활용한 건강빵, 화려한 컬러와 독특한 모양의 수제 디저트, 프리미엄 케이크 등 80여종으로 고급화했다. 시장 안착에 고무된 신세계푸드는 4월부터 이마트 목동점과 청주점 등 베이커리 매장을 리뉴얼할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베이커리 사업 강화를 위해 직영브랜드 ‘풍미소’를 내놓고 올해 1월 창고형 할인점 ‘맥스’ 상무점에서 처음 선보였다. 최근 목포 2호점에도 오픈했고, 31일에는 창원 중앙점에도 문을 연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공장에서 만든 양산빵이 아닌 매장에서 직접 구운 제품”이라면서 “앞으로도 직영 베이커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영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 몽블랑제도 지난해 뉴질랜드산 버터 사용, 100% 우유 반죽 등 프리미엄화를 선언하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고객이 GS25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레디크'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GS25)
▲고객이 GS25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레디크'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GS25)

◇ 편의점·커피전문점·이커머스도 베이커리 시장 안착

전국 5만 여개 점포로 거미줄과 같은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편의점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 도전하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 THE FRESH(GS더프레시)에서 새로운 고급빵 브랜드 ‘BREADIQUE(브레디크)’를 선보였다. 곧이어 세븐일레븐은 ‘브레다움’으로 참전했다. CU(씨유)는 기존 ‘뺑 드 프랑’을 고급화하는데 공들이고 있다.

GS25는 론칭 1년 만에 상온 빵 27종과 냉장 빵 26종 등 총 53종으로 품목을 확대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매출 역시 좋다. ‘브레디크’ 매출 구성비는 전체 GS25 내 빵 카테고리 중 지난해 1분기엔 14.8%에서 4분기 31.5%로 커졌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량 1400만개 판매고지를 넘어섰다.

커피 전문점도 베이커리 시장 공략에 가세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베이커리를 비롯한 푸드류 매출은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론칭 당시부터 디저트카페를 표방한 투썸플레이스의 베이커리 매출은 40%에 달한다. 스타벅스는 현재 ‘더양평DTR점’ 등 2개 점포를 직접 빵을 구워 파는 베이크인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고, 탐앤탐스는 최근 피자와 프레즐을 신상품으로 내놨다. 디저트 카페 설빙에서는 지난해 ‘한입쏙붕어빵’이 약 92만 세트가 팔리기도 했다.

이커머스도 베이커리 사업 확대를 엿보고 있다. SSG닷컴은 2019년 12월부터 온라인 스토어 ‘네오003’에 베이킹센터를 만들고 새벽배송에 나선데 이어 지난해 12월부터는 마트 PP(피킹앤패킹)센터를 통해 ‘새벽빵’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SSG닷컴의 새벽빵은 매일 아침 7시부터 이마트 베이커리 코너에서 고객이 주문하는 순간부터 저온 숙성한 생지를 오븐에 굽는 ‘오더 투 베이크(Order to Bake) 방식으로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마켓컬리도 리치몬드, 노아베이커리를 비롯해 교토마블와 몽슈슈 등 입점시켰다. 오아시스마켓서는 반얀트리호텔의 몽상클레르, 생미쉘 등 프리미엄 빵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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