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창업주 타계 1년 반만에 경영권 분쟁 막 오른다

입력 2022-03-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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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장남 임종윤 대표, 지주회사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모친 송영숙 회장과 갈등 표면화

(사진제공=한미약품)
(사진제공=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이 타계한 지 약 1년 반 만에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전 회장의 부인이자 그룹의 후계구도를 손에 쥔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남인 임종윤<사진>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다툼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임 대표는 임 전 회장의 2남 1녀 중 장남이다.

15일 임기가 종료되는 임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되지 않으면 이사회에서 빠지면서 대표이사 자리도 물러나게 된다. 한미약품은 향후 임 대표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한미의 현지화와 중국 사업을 기반으로 사회적기업 모델을 구축하고, 백신 등 해외 연구 개발에 주력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며 "중국시장에도 집중해 글로벌 한미의 혁신에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 대표 측은 이번 결정이 협의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즉, 일방적인 해임 결정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임 대표의 최측근은 이투데이에 "임 대표는 아직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서 "향후 분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의 한미약품 사장 임기는 2024년 3월 말까지이다. 이 밖에도 분자진단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의 최대 주주이자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해외 기술 자원 투자 기업 코리컴퍼니를 설립해 한미사이언스 백신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임 대표는 한미약품 사장으로서 영향력을 드러낼 전망이다. 그룹 내에서 결속력을 다지고, 본격적인 실력 행사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 대표의 최측근은 "임 대표가 한미약품 사업에 실무로 돌아와서 전반적인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을 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보스턴대학교를 졸업한 임 대표는 2000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차근차근 경영 능력을 증명해 왔다. 특히 2004년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을 시작으로 부총경리(부사장), 총경리(사장), 동사장(이사회 회장) 등을 거치며 북경한미의 급성장에 이바지했다.

이후 한미약품그룹이 2010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자 임 대표는 임 전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 최전방에 나섰다. 한미홀딩스는 2012년 한미사이언스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임 대표는 2016년부터 한미사이언스 단독 대표이사를 맡았다.

임 전 회장이 2020년 8월 타계하면서 그룹의 경영 주도권은 임 전 회장의 부인이자 고문(CSR 담당)이었던 송 회장에게 넘어간 상태다. 송 회장은 임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하면서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한미약품 신임 회장에 추대된 데 이어 임 대표와 함께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각자 대표이사까지 맡으면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를 총괄 경영하게 됐다.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선임된 것과 동시에 장녀 임주현 당시 한미약품 부사장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어 지난해 초 임주현·임주현 부사장이 나란히 한미약품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 남매가 모두 한미약품 사장을 맡고 있다.

현재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11.65%를 보유하고 있다. 임 대표는 삼 남매 중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이 가장 높았으나, 지난달 말 45만 주를 매도하면서 지분율이 7.88%로 떨어졌다. 임주현·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각각 8.82%, 8.41%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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