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시밭길 당선인, 국민통합과 경제재생 없이 성공 못한다

입력 2022-03-10 06:16 수정 2022-03-10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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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끝났고 승패는 갈렸다. 안도와 실망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그러나 민심의 선택은 엄중하다. 내가 찍은 후보가 이겼든, 졌든 결과는 마땅히 존중되고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공동체의 기본 질서이다. 승리는 온전하지 않은 반쪽짜리다. 당선인이 가장 먼저 헤아리고 함께해야 할 것은 패자에게 표를 준 절반 가까운 유권자들의 허탈감이다.

이번 대선은 끝까지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박빙의 접전으로 긴장을 높였지만, 선택의 감동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후보들 모두 미래지향적 시대정신과 국가운영의 리더십을 각인시키지 못했고, 국민의 가슴을 울리는 대한민국의 비전 제시도 없었다. 처음부터 문재인 정권의 연장이냐 교체냐의 싸움이었고, 엇비슷한 공약은 서로 물타기였다. 역대 최악의 혼탁한 대선이라는 평가가 말해 주듯, 아니면 말고 식 흑색선전과 의혹 제기, 악의적이고 저질스러운 인신공격과 막말의 비방 등 온갖 네거티브만 기승을 부렸다.

이제 당선인은 국민들에게 사탕발림 약속을 쏟아내던 후보가 아니라 차기 대통령이다. 5월부터 5년간 대한민국의 안위와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책임져야 한다. 그 막중한 짐을 자각하고 우리 사회의 근본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실존의 관점에서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당선인에게는 지금부터가 엄혹한 가시밭길이다. 직면한 현실은 경제·사회·안보의 총체적 위기다. 지난 5년 누적된 정책 실패는 국민의 삶을 더욱 고통으로 내몰았다. 집값이 폭등해 서민들의 절망은 깊어졌고, 안정된 소득을 위한 일자리가 참사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져 미래가 갈수록 암울해진다. 양극화와 빈곤은 심화했고, 2년 이상 나라를 혼돈에 몰아넣은 코로나19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안보의 불안 또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최우선 과제는 갈라지고 찢긴 민심의 통합이다. 대선 과정에서 드러났듯 진영과 계층, 세대, 젠더 간의 편 가르기로 인한 분열상은 나라를 둘로 쪼갰다. 후보들이 이를 부추겼다.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포용의 리더십으로 국민통합의 힘을 한데 모으고 잠재된 에너지를 극대화하지 못하면 난국 극복이 어렵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를 신냉전(新冷戰)의 시대로 되돌리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 고도화와 거듭된 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결국 허상이었고, 김정은과의 대화에 매달려 북의 위협에 끌려가기만 하면서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이 크게 손상됐다.

경제는 복합불황이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극심하고 ‘오일쇼크’의 충격까지 덮치고 있다. 물가가 치솟고 경기가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민생의 고통 가중이 불가피하다. 잠재성장률 추락, 인구감소와 고령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나랏빚, 국민 노후의 안전판인 국민연금의 급속한 고갈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현안도 산적해 있다.

민생 안정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근본적인 방도는 성장의 회복을 통한 경제 살리기다. 이제 구름 잡는 얘기는 버리고 성장해법을 짜내기 위해 모든 시간과 땀을 쏟아야 한다, 공약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미래를 밝히는 길인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공약은 꿈이고 정책은 현실이다. 헛된 공약에 매달려 독단적으로 정책을 오도한 결과가 어떻게 실패하고 국민 고통을 키웠는지 우리는 지난 5년 너무 많이 겪었다. 허황된 약속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구체적 대안과 청사진을 내놓고 정직하게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것이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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