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파문에 갈라진 반응

입력 2026-07-0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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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응원 징계 불가피” vs “학생 진로까지 막나”

▲배재고등학교. (뉴시스)
▲배재고등학교. (뉴시스)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 논란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반응도 갈라지고 있다. 광주일고를 상대로 한 구호가 5·18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한 지역 비하성 표현이라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 징계를 내렸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성년 학생 선수들에게 팀 전체 징계를 내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일고 경기에서 불거졌다. 배재고 선수 일부가 더그아웃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했고 이 과정에서 “탱크데이”라는 표현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장면은 중계 영상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고 광주일고 측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프로모션 문구가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을 부른 뒤였고 배재고 선수들의 구호 역시 그 맥락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고교야구 경기장에서 상대 학교와 지역의 역사적 상처를 조롱하는 표현이 나왔다는 점에서 파장은 빠르게 커졌다.

▲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공정위원들이 배재고 야구부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공정위원들이 배재고 야구부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징계는 곧바로 적용돼 2일 예정됐던 청룡기 2회전부터 배재고는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선수 개인과 지도자에 대한 징계는 추가 조사 뒤 다시 공정위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협회는 이번 사안을 ‘경기장 질서 문란 행위’와 ‘경기 방해’로 판단했고, 부적절한 응원 행위 금지 안내와 규정 정비, 역사 인식 교육 프로그램 마련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재고 측은 사과에 나섰지만, 직접 사과 절차는 아직 성사되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배재고 교직원과 야구부 학생, 학부모가 광주일고를 방문해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광주일고 측은 학생들이 아직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방문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배재고 자체 조사에서는 부원 한 명이 기존 응원 구호에 ‘스타벅스’를 넣어 외치자 다른 선수들이 우발적으로 따라 불렀다는 취지의 설명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후폭풍은 야구장을 넘어 방송가로도 번졌다. 예능 콘텐츠 ‘불꽃야구2’ 제작진은 배재고와 불꽃파이터즈의 경기를 담은 회차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경기는 논란 전인 지난달 7일 이미 치러졌고 6일 유튜브 공개가 예정돼 있었지만 제작진은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

비판 여론의 한 축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는 데 있다. 단순한 장난이나 응원이 아니라, 특정 지역과 역사적 참사를 희화화한 표현이 고교 스포츠 현장에서 집단적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징계와 교육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5·18 관련 단체와 교육계에서는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고 야구계 안팎에서도 상대를 조롱하고 멸시하는 더그아웃 응원 문화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온라인에서도 실질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혐오성 표현이 논란이 되면 사과문으로 넘어가고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반복되는 구조를 끊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과문 올린 배재고. (출처=배재고 SNS 캡처)
▲사과문 올린 배재고. (출처=배재고 SNS 캡처)

반대로 징계 수위가 지나치다는 반응도 있다. 특히 팀 전체에 6개월 출전정지가 내려지면서, 구호를 주도하지 않은 선수들까지 진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교야구에서 전국대회 출전은 대학 진학과 프로 지명 가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징계가 필요하더라도 책임자를 가려 개인 징계와 교육 조치를 병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논쟁은 번졌다.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은 해당 응원을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볼 여지가 있다며 징계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지애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은 유튜브 방송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표현을 두고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로 말했고,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학생들을 징계하면 “공산주의 국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보당은 이런 태도가 혐오 표현을 방치하고 부추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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