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수은 대외채무보증 확대...中企 무역보험료 부담 늘 수 있어

입력 2021-12-15 15:22 수정 2021-12-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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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전경.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 전경.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해외 수주 개선 위해 대외채무보증 총액 제한 35→50%로 완화
산업부 반대 입장 수포로…무보 경쟁자 생겨 수익 약화 될 듯

기획재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하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의 대외채무보증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출을 주 업무로 해온 수은이 사실상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 처럼 보증 업무를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보증 업무를 전담해온 무보로서는 경쟁자가 생기게 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중소기업의 무역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13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수은의 대외채무보증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무보의 연간 보험 인수 금액 중 35%인 수은의 대외채무보증 총액 제한 비율을 50%로 높이고 총액 기준은 무보의 당해연도 실적에서 직전 3개년 평균 실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대외채무보증은 국내 물품을 수입하는 외국인이 구매대금을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을 때 채무를 보증해주는 제도다. 해외 수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국가의 기업 및 정부기관에 대해 채무를 보증하고, 이를 통해 수주를 따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제도의 핵심이다. 대외채무보증은 대부분 무보가 전담하고 있다.

현재 수은은 해외 사업별 사업비의 50% 이상을 지원할 수 없어 사실상 업무가 막혀 있어 최근 4년간 최소 4건 이상에 121억 달러 규모의 해외 수주가 무산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해외수주 실적을 끌어 올리기 위해선 수은의 대외채무보증 확대가 필요하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해당 사안은 각각 수은과 무보를 관리하는 기재부와 산업부 간 대립을 불러온 사안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7월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당시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수은의 대외채무보증 업무 확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유 본부장은 "해외수주 무산 사례 등 수은 측이 제시한 근거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하다"며 대외채무보증 제한 완화에 반대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이것이 바로 부처 이기주의의 전형"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를 두고 두 부처가 '밥그릇 싸움' 논란이 일었다.

홍 부총리와 유 본부장 간 신경전 이후 기재부와 산업부는 수은의 대외채무보증 제한 완화를 놓고 대화를 지속해왔다. 결국 기재부 입장대로 관철되면서 관가 안팎에서는 산업부가 예산권 등 막강 파워를 가진 기재부에 꼬리를 내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기재부의 대외채무보증 업무 확대 추진 배경에는 수은의 영향력을 키워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기재부 출신의 수은 행장에 낙하산 인사가 가는 관행이 이런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현 방문규 수은 행장은 기재부 차관 출신이고, 전임 은성수 행장도 기재부 1급 출신이다. 작년 영업이익(2804억 원)이 전년(9014억 원)보다 3배 넘게 줄어든 수은의 경영실적 개선을 위한 목적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외채무보증 실적이 확대되면 수익성이 제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무보의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무보가 전담해온 보증 업무 파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무보의 수익성 약화로 이어져 자칫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역보험료 인상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문제다.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및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무보에 따르면 수은의 대외채무보증 확대 시 중장기보험 위축, 보험료 수입 감소로 무보를 이용 중인 3만여 중소 수출기업들의 보험료 급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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