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삼성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입력 2021-11-28 14:00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이병철)께서 만드신 것이고 회장(이건희)께서 유지해오신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국민 여러분이나 의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미래전략실을 없애겠습니다."

2016년 12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에 관해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전실 해체를 선언했다.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로 이어진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는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 중 하나다.

고(故) 이병철, 고(故) 이건희 회장이 그룹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큰 그림을 제시하면, 컨트롤타워는 이 회장의 청사진을 구체화할 방안들을 논의하고 계열사 간 역할 조정을 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후, 이 회장의 철학을 각 계열사에 전파해 실천에 옮기도록 한 주체는 비서실이었다.

2004년 일본 니케이비즈테크는 '삼성, 역전의 방정식'이란 특집에서 삼성이 가진 강한 힘의 원천으로 총수의 리더십과 함께 당시 삼성 컨트롤타워였던 구조조정본부를 꼽기도 했다.

물론 컨트롤타워의 과도한 권력으로 인한 일부 불만도 있었지만, 미전실이 사라진 지 5년 가까이 지난 현재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게 냉정한 진단이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 후 사업지원·EPC(설계·조달·시공)경쟁력강화·금융경쟁력강화 등 3개 소규모 TF를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내에 각각 만들어 과거 미전실 역할을 일정 부분 부여했다.

한계는 명확했다. 미전실이 사라진 지 5년 가까이 지난 현재 삼성이 해결한 굵직한 현안은 순환출자 해소 외에 눈에 띄지 않는다.

통일성 있는 전략을 추진하던 거대 그룹 삼성의 구심점이 사라지고 계열사 CEO들 간 소통 마저 끊기면서,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컨트롤타워가 계열사 전반을 넓은 시각에서 조명해 주지 않으면 중복투자, 과당경쟁 등 '누수'도 발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미국 전장 기업 ‘하만’을 약 10조 원에 인수한 후 대형 인수ㆍ합병(M&A)도 나오지 않는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대형 인수합병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르다.

삼성 같은 거대 그룹은 컨트롤타워 없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계열사 간 업무 조율이나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업무 추진이 어렵다.

재계는 삼성이 컨트롤타워를 언제 부활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삼성 총수 이재용 부회장을 보좌하고 그룹을 이끌어갈 핵심 참모조직인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 필요성은 더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다음 달 초 발표하는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컨트롤타워 신설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컨트롤타워 필요성과는 별개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내부 의견도 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 상황인 데다 합병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언제가 됐든 새롭게 만들어질 그룹 컨트롤타워는 기존의 컨트롤타워와는 확실한 선을 그어야 한다. 비판받았던 투명성 부족과 과도한 권력 집중 등의 부정적 시선을 탈피할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새 컨트롤타워는 준법경영을 바탕으로 제도적인 기반을 확실히 하면서, 철저한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와 신규 사업 발굴 등으로 조직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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