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청사진 일장춘몽되나…문어발 확장이 제 발등 찍었다

입력 2021-09-13 18:35

김범수 의장 국정감사 증인출석 검토…카카오페이 상장 적신호

▲김범수 카카오 의장.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연합뉴스)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IT 업계에 대한 정치권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하면서 빅테크 산업 전반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집중적인 규제 타깃으로 떠오른 카카오는 무리한 ‘문어발’식 확장이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 많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 시각도 카카오에 우호적이지 않다. 절반 이상의 국민은 규제가 적절한 조치라 판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직접 상생안을 들고나올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에 대한 규제는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발언한 것을 시작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송갑석ㆍ이동주 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이라는 주제로 카카오의 사업 확장에 관한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10일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카카오와 네이버, 이통3사 등 일정 규모 이상 전기통신사업자들이 이용자가 생성한 데이터를 독점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IT 기업의 독점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정감사의 핵심 안건으로 ‘플랫폼 경제’를 꼽고 플랫폼 사업자로 인해 벌어진 갈등을 짚어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여기에 민주당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가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사안에 따라 다각도로 질문해 현안을 따진다는 방침이다. 김범수 의장은 앞서 2018년 포털의 뉴스 편집 논란과 가짜뉴스 근절 대책 등으로 인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안을 두고 국민 여론도 카카오에 비우호적이다. 카카오와 네이버 규제 압박에 국민 10명 중 5명은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 생각한다’는 응답은 51.0%였다.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라 생각한다’는 응답은 35.3%로 적절하다는 답보다 적었다. ‘잘 모르겠다’는 13.7%였다.

빅테크 기업을 향한 규제의 칼날은 카카오 자회사의 상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곳은 내달 상장을 목표로 하는 카카오페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내달 14일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이미 지난달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달 말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가 광고라고 칭했던 금융상품 추천ㆍ비교 서비스를 중개로 판단하면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카카오페이가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판매하던 운전자보험과 반려견 보험 등 일부 보험 상품에 대해서도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핵심 서비스의 판매를 중단할 경우 증권신고서를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이후 상장 일정까지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기존의 금융 서비스가 갖고 있던 불편함을 해소하고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 집중해 왔다”며 “앞으로도 금융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상생 협력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불거진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히고 논란을 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늘린 계열사들에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의 리더십이 미치지 않는 상황”이라며 “김 의장은 동기부여를 위해 각 계열사에 권한을 위임하는 스타일인데, 최근 상황을 보면 모든 리더십은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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