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2차 시장재편 개막...GS리테일 요기요 인수·SSG닷컴 상장 추진

입력 2021-08-16 16:36 수정 2021-08-17 17:11

승자독식 구도가 굳건해지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업체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한창이다. 선발주자는 선발주자대로, 후발주자는 후발주자대로 합종연횡과 적자생존 전략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에 오른 신세계·이마트는 SSG닷컴 상장을 추진하며 맹추격에 돌입했고 네이버와 쿠팡은 물류 인프라에 힘을 쏟으며 왕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GS샵과 합병으로 새로 태어난 GS리테일은 주문·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인수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1세대 이커머스 업체인 인터파크와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는 매각을 추진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오프라인 유통 공룡 롯데그룹은 중고나라에 이어 추가 인수합병을 시사해 다크호스로 급부상할지 관심이 모인다.

◇ 뒤처지면 죽는다…상장 나선 SSG닷컴·요기요 인수한 GS리테일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13일 상장 추진 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2019년 4월 신세계ㆍ이마트에서 분사한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SSG닷컴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2~3%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신세계ㆍ이마트는 5월 G마켓와 옥션을 보유한 국내 오픈마켓 최강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몸집을 불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이커머스 경쟁 패러다임은 오픈마켓 위주의 최저가 경쟁보다는 빠른 배송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베이 인수에 3조4000억 원이나 쏟아부었지만, 배송 경쟁에 뛰어들려면는 배송 인프라 확보가 절대적이란 얘기다.

SSG닷컴은 현재 온라인 전용물류센터 ‘네오(NE.O)’가 3곳에 불과한 만큼 상장을 통해 실탄을 확보하면 배송 인프라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 관계자는 “성장 가속화를 위해 상장 필요성에 공감했다”면서 “국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물류 인프라 및 IT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GS리테일)
(사진제공=GS리테일)
지난달 GS홈쇼핑과 합병을 통해 자산 9조 원의 초대형 온·오프라인 유통사로 거듭난 GS리테일 역시 상대적으로 열세인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배송 인프라 확보가 절대적이다. 통합 온라인 플랫폼 ‘마켓포’를 통해 GS샵과 GS프레시몰, 랄라블라 등을 한데 모으고,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19.53%을 확보했지만 이커머스 선두 업체에 이름을 올리기엔 역부족이다.

GS리테일은 최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공동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유한회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지분 100%를 8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중 GS리테일은 30% 지분에 해당하는 2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 등 1만6000여 소매점과 결합된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를 통해 퀵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상품 구색을 갖추고 오프라인과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 '백기 투항'한 인터파크ㆍ다나와, 롯데쇼핑이 새주인 될까

이커머스 시장이 적자생존으로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자 사업을 접으려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지금이 높은 몸값을 받기에 적기라는 평가가 속내다.

최저가 비교사이트 다나와는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해 투자안내서를 배포하며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대상은 최대주주인 성장현 이사회 의장의 지분(30.05%)이다. 그외 특수관계인 지분 21.3%도 지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다나와는 가격비교 플랫폼과 조립PC 오픈마켓(샵다나와)의 2개 사업 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터파크도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이커머스 1세대 온라인 쇼핑몰이지만 작년 점유율은 2% 내외에 그친다.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 등은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 28.41%를 매각하기 위해 인수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인터파크 매각가를 160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본입찰 일정은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작년 4월 독립법인 '롯데온'을 야심차게 출범시켰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최강자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온의 2분기 거래액은 전년대비 13%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출은 10.4% 줄고, 영업손실은 320억 원으로 적자폭을 확대하는 등 힘을 못 쓰고 있다.

중고나라를 인수했지만, 이베이 인수전에 준비했던 자금력은 탄탄하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베이 인수전에 고배를 마신 후 “그로서리(식료품)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를 추진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11번가는 이달 중으로 글로벌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아마존과 손잡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로 직구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커머스 판을 뒤흔들 준비를 하고 있다. 11번가 플랫폼에서 미국 아마존에 올라온 약 4000만 개 상품을 판매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배송 기간을 5~6일 가량으로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원조 새벽배송 업체인 마켓컬리는 5월 대전과 세종 등 충청권에 이어 이달 초에는 대구에 진출하고 연내 전국 확대에 나서는등 새벽배송 영토 확장에 돌입했다. 실탄 확보를 위해 국내 증시 입성도 추진 중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업체 오아시스마켓도 카카오인베스트와 글로벌 투자사인 유니슨캐피탈에 이어 TPG캐피털로부터 투자 유치를 진행하며 새벽배송 전국 출사표를 던졌다.

▲마켓컬리 김포 고촌 물류센터 전경 (사진=남주현 기자 jooh@)
▲마켓컬리 김포 고촌 물류센터 전경 (사진=남주현 기자 jooh@)

◇ 쿠팡ㆍ네이버는 물류 인프라 강화로 격차 벌리기

이커머스 선두업체인 네이버와 쿠팡 역시 후발업체의 도발을 두고볼 수만은 없다. 양사는 물류 인프라 강화로 후발업체와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기준 거래액 27조 원, 점유율 17%로 이커머스 업계 1인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검색 기능 기반의 오픈마켓을 베이스로 하다 보니 물류센터를 갖고 있지 않다. 결국 네이버는 택배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과 협력에 나섰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삼성전자 등의 브랜드스토어에 입점한 대기업 상품을 CJ대한통운의 곤지암센터에서 곧바로 배송하는 ‘익일배송’에 나선데 이어 올해는 ‘e풀필먼트 물류센터’와 셀러의 원활한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플랫폼를 내놓고 전면전에 나섰다.

아울러 CJ대한통운과 협력해 곤지암, 군포, 용인 풀필먼트센터에 이어 추가로 20만평 규모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익일배송은 내년부터 중소 셀러를 포함한 46만개 입점업체가 가능해질 전망이며, 새벽배송 관련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파죽지세의 쿠팡은 네이버에 이은 2인자로 평가받지만 아직 배가 고프다. 미국 증시 상장으로 5조 원의 실탄을 확보한 후 가장 먼저 추진한 전략은 물류센터 구축을 통한 전국 석권이다. 전국에 170여 개의 크고 작은 물류거점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대다수가 콜드체인을 갖추지 못해 신선식품 취급이 제한적이다.

이르면 연내 이커머스 보유 물류센터로는 최대 규모인 대구 국가산업단지 센터를 필두로 창원과 김해, 완주, 청주 등에 차례로 물류 거점을 오픈해 이커머스 왕좌에 오른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쿠팡이츠마트로 퀵커머스에 진출하고, 제트배송으로 오픈마켓 상품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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