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지우기 2050] 미래도시를 찾아서...세계의 친환경 스마트 도시

입력 2021-08-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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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미래 도시를 찾아서

핀란드 헬싱키, 윔(Whim) 통해 자동차 주행 거리 단축
미국 샌프란시스코, 쓰레기 매립지 환경 개선
남아공 케이프타운, 풍력ㆍ태양광 발전 주력

▲미국 샌프란시스코 길거리에 놓인 쓰레기통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길거리에 놓인 쓰레기통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오늘날 기업과 도시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업들은 오너와 이사회의 지시하에 발 빠르게 경영 전략을 수정하고 있고, 도시들은 시민들의 협조 속에 친환경 도시로의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도시의 경우 기업과 달리 매년 정해진 예산에 통제를 받으면서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 만큼 단기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고 쓰레기 매립 환경을 개선하는 등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포브스는 최근 친환경에 앞장서는 주요 도시들을 선정하고 이들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이를 토대로 본지는 각 도시 행정부가 발표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봤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자전거 이용의 생활화

핀란드 수도 헬싱키는 대표적인 친환경 도시로 꼽힌다. 북유럽을 찾는 관광객이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에서 헬싱키 내 호텔 대부분은 정부로부터 환경 친화 인증을 받았다. 특히 헬싱키는 시민들에게 자가용 대신 자전거 이용과 도보를 지속해서 유도하고 있다.

올 1월 헬싱키시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연장하기 위한 예산안을 승인했다. 기존 서비스는 2025년 만료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헬싱키 전역을 커버하며 도시는 105개의 대여소와 1050개의 자전거를 새로 추가할 예정이다.

사물리 매키넨 헬싱키 프로젝트 매니저는 “자전거 대여소의 추가 설치는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며 “앞서 지난해 8월과 9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여소 희망 지역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헬싱키는 전 세계에서도 유명한 MaaS(Mobility as a Service) 모범 도시로, 교통수단을 소유가 아닌 공유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16년 출범한 ‘윔(Whim)’이라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앱으로 구현돼 시민들에게 목적지까지 공유 자전거와 지하철, 도보 등을 통한 최단 거리를 제시한다. 윔은 사용자의 이동 시간과 자동차 주행 거리를 동시에 단축한다는 평을 받는다.

같은 북유럽 국가인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도 이동수단을 통해 친환경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도시는 헬싱키와 달리 수소 버스를 비롯한 수소 산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204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0)’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지 매체 아이슬란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슬란드 국영 전력회사 모르귄블라디드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항만 당국과 녹색 수소 수출 가능성을 검토하는 의향서에 서명했다.

앞서 2018년에는 수소연료 전문 쉘 하이드로젠이 레이캬비크에 처음으로 수소충전소를 설치했다. 충전소는 도시 대표 버스회사인 스트레토에서 운영하는 수소 버스 3대를 충전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매체는 “아직 아이슬란드에서는 수소가 생산되지 않지만, 최근 레이캬비크에서 70km 떨어진 수력발전소에서 수소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수력발전소의 수소 생산이 실현되면 스트레토의 모든 버스에 공급할 수소를 생산하기 충분한 양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독일 베를린이 전기 자전거 충전소와 대여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덴마크 코펜하겐은 대중교통 활용 정도에 따라 정기적으로 환경상을 수상하는 등 시민들의 이동수단 변화에 주력을 다하고 있다.

▲핀란드의 교통안내 서비스 앱 '윕(Whim)'.
▲핀란드의 교통안내 서비스 앱 '윕(Whim)'.

쓰레기 매립 환경 개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는 매립지에 쌓인 모든 쓰레기를 분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비닐봉지와 물병 등 일부 쓰레기를 유해 품목으로 지정하고 시민들에게 분리수거를 권장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지난 몇 년 새 캘리포니아 산불이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대기 질 상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급증하자 도시는 폐기물 감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매립지와 소각장에서 나오는 골판지류와 음식물 쓰레기가 집중 단속 대상이다.

도시는 이미 2009년부터 의무적인 음식물 퇴비 활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도시 가운데 최초 사례로, 최근 들어 이웃 도시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퇴비 프로그램도 일시 중단됐지만, 최근 다시 가동을 시작해 뉴욕과 시애틀 등 주요 도시도 퇴비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쓰레기를 퇴비용과 재활용, 매립용으로 구분하는 수거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 물량 자체를 줄이고 있다.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서는 시에서 정한 색깔(녹색, 파란색, 검은색)별 쓰레기통에 시민들이 구분해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샌프란시스코 환경부의 데비 라파엘 책임자는 경제 전문 매체 패스트컴퍼니 기고문을 통해 “도시는 산불에서 비롯한 대기 질의 비상사태뿐 아니라 해수면 상승과 홍수로 인한 위기에도 처해 있다”며 “이것은 심각한 상황이며,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실패하는 이상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마스크를 계속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인들은 인당 하루 5파운드에 가까운 폐기물을 생산한다”며 “캘리포니아의 모든 도시가 퇴비 프로그램을 한다면 매년 대기에서 수백만 톤 이상의 탄소를 막기 충분한 퇴비가 생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쓰레기를 활용하는 또 하나의 도시가 바로 브라질 쿠리치바다. 글로벌 생태 도시로도 불리는 쿠리치바는 시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70%를 재활용하고 있다. 또 가정용품을 재활용·재사용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쓰레기 배출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쿠리치바는 녹색 교환 프로그램이라는 도시 자체의 이니셔티브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주민들이 4kg의 재활용품을 1kg의 신선 과일·채소와 맞바꿀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이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잉여 작물이 발생한 농가의 부담을 덜어주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탈석탄·재생에너지 활용

시민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악습관을 줄이는 것을 넘어 기존에 없던 재생에너지를 창출해내는 도시들도 있다. 이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은 태양광·풍력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프리카 에너지 전문 매체 ESI아프리카는 최근 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Ember)를 인용해 지난해 아프리카 전력 수요의 3분의 1이 재생에너지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여파에 기존 전력 시설 가동이 차질을 빚었고, 이로 인해 전력 수요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시민들이 길거리를 걷고 있다.  (케이프타운/신화뉴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시민들이 길거리를 걷고 있다. (케이프타운/신화뉴시스)

특히 남아공의 경우 태양광 발전 비중이 지난해 6%로, 2015년과 비교했을 때 3배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세계 평균인 9.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케이프타운이 태양광과 풍력발전, 자전거 인프라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기대도 크다.

5월 남아공 에너지 업체 비오템에너지는 이스트 케이프에 위치한 골든밸리 풍력발전소를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65억 달러가 투자된 풍력발전소는 매년 477기가와트시(GWh) 이상의 풍력 에너지를 생산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남아공 1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일련의 노력에 세계경제포럼(WEF)은 최근 녹색 에너지를 선도하는 6개의 아프리카 도시에 케이프타운을 선정했다. WEF는 케이프타운이 지역 태양광 발전 시설을 구축하고 향후 전기차 도입을 위한 전력망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현재 시에서 운영하는 디젤 버스를 전기 버스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점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케이프타운대 전략미래연구소의 안톤 에버하드 교수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이제 아프리카에서 가장 저렴하면서 새로운 발전 원천”이라며 “모로코와 케냐가 인상적인 발전을 이룬 가운데 남아공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올해 이후 상당한 신규 투자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은 스톡홀름데이터파크(SDP)를 설립하고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곳은 스웨덴 지역난방·냉방 공급업체 엑서지와 전기 배급업체 엘리비오, 광케이블 공급업체 스토캅과 스톡홀름시 간 컨소시엄으로, 에너지 데이터에 대한 첨단 인프라를 제공해 탄소 배출 없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에릭 라이랜더 SDP 대표는 최근 현지 매체 에너지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컨소시엄은 스톡홀름 내 낭비되는 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했다”며 “우리가 열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에너지 사업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에너지를 가장 잘 활용하기 위해선 데이터 집약 산업이 가장 효과적인 소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스톡홀름은 도시 건물의 95%가 열 에너지 회수를 위한 시스템에 연결돼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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