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위구르에 ‘새우등’ 신세 된 글로벌 기업들…미국, 유니클로 셔츠 수입 금지

입력 2021-05-2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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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산 면화 사용 혐의
미국 측 서면 중국 불매운동, 중국 측 서면 수입 금지
더는 어중간한 자세 취할 수 없어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29일 시민들이 유니클로 매장 앞에 모여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29일 시민들이 유니클로 매장 앞에 모여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인권 탄압 논란의 한 가운데 있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로 글로벌 기업들이 새우등 신세가 됐다. 중국에 이어 미국도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한 영향이다. 중국 측에 서면 미국의 수입 규제 철퇴를 맞고, 미국 측에 서면 중국시장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이달 10일 자 문서를 인용해 당국이 1월 로스앤젤레스 항구로 입항하려던 유니클로 남성 셔츠의 반입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유니클로가 신장산 면화를 사용했다는 혐의다.

이 소식에 중국 측은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장위구르에서 강제노동이라는 건 없었다”며 “미국의 행동은 약자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니클로 측은 수입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증거를 미국 측에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회사가 그동안 신장 이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회피했고, 그 결과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회사는 지난달 실적 결산 기자회견에서도 신장산 면화 사용과 강제노동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인권 문제라기보다 정치적 사안인 만큼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켰다.

반면 스웨덴 H&M과 미국 나이키 등은 신장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미국의 편에 섰다. 그 대가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역풍을 맞고 있다. 현지에선 자사 제품이 불에 타는 영상이 여럿 게재되는 등 불매운동이 확산했다.

유니클로가 그동안 애매한 입장을 보인 데는 중국시장과의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니클로 전체 매출에서 중화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는다. 지난달 기준 매장 수에서도 미국 47개, 중국 809개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히타치나 소니 등 다른 일본 기업들도 매출의 10%가 중국 시장에서 나온다. H&M이나 나이키와는 상황이 더 복잡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유니클로 사례는 기업들이 더는 어중간한 자세로 인권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일본 매체 머니포스트는 특히 신장위구르 문제에 대한 비판 없이는 자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뉴스위크 일본판은 “기업이 정치적 이슈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고 중립을 지키는 것 역시 쉽지 않다”며 “세계적인 패권과 인권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고 싶다면 시장에서의 입지를 담보할 만한 새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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