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없다"며 남북기구 정리하겠다는 북한…살얼음 판에 고심 깊어진 문재인 대통령

입력 2021-03-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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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부부장 "특단 대책" 언급...백악관 "접촉 시도 응답 없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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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낸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는 8차 당대회 폐막 직후인 지난 1월 13일 남한 군 당국의 '북한 열병식 정황 포착' 등 발표에 대해 비난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특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나온 담화라는 점은 다분히 남한과 미국을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와 대남기구 정리 등 추가 행동이 이어질 수 있음도 시사했다.

김 부부장은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을 향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김 부부장은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소통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백악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대답을 얻지 못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북 접촉 시도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수 차례 관여를 시도했지만,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 없이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에 문 대통령과 정부는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훈련 문제를 협의하자는 우리측의 제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유연성을 보여달라"는 통일부의 촉구도 외면한 상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17일 한국을 찾는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의 실마를 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측도 이미 “두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북한 문제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동안 이어온 침묵을 깼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떻게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비록 비난 성명이지만 북한이 반응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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