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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역린' 건드린 LH發 신도시 땅 투기… 파장의 끝은?

입력 2021-03-03 17:05 수정 2021-03-04 08:26

정책 신뢰도 '곤두박질'… 3기 신도시 개발 차질 빚나
"국정감사해야" 국민청원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ㆍ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지시하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 3기 신도시 추진이나 2·4 공급 대책 이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불똥은 공직사회에까지 뛰고 있다. 최근 집값 상승으로 야기된 국민들의 불신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시기에 가장 민감한 부동산 문제로 인해 폭발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현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이 추진 동력을 잃으면서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정부 향한 국민 공분 커지자…대통령 하루 만에 직접 나서

문 대통령은 3일 “전수조사는 총리실이 지휘하되, 국토부와 합동으로 충분한 인력을 투입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게 강도 높게 하라”며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 등 엄중 대응하고, 신규 택지개발 관련 투기 의혹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광명 시흥 신도시 개발 계획 (국토교통부)
▲광명 시흥 신도시 개발 계획 (국토교통부)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은 전날 제기됐다. 광명‧시흥신도시에서 LH 직원 10여 명이 100억 원대의 토지를 신도시 선정 전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이날 “다른 택지 개발지역에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사 의뢰 등 철저한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최근 집값 급등세와 관련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불신하던 국민들의 비판은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부동산 정책에 관여된 공직자들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도시 투기 의혹의 국정감사를 요청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청원인은 “3기 신도시만 바라보며 투기와의 전쟁을 믿어왔는데 허탈하다”며 “정의와 공정이란 말이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전ㆍ현직 수장은 모두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들은 변창흠 장관과 김현미 전 장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 집값 상승과 전세난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변 장관은 취임 전인 2019년 4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LH 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이번에 드러난 LH 직원들이 토지를 매입한 시기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로 변 장관이 사장으로 있던 시기와 상당 부분 겹친다.

때문에 이번 사태에서 변 장관의 책임이 크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도 제기됐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즉각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과거 모든 신도시 개발 과정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면서 “범죄로 판명되면 변 장관도 관리감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공익감사 청구와 함께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불신 '폭발'
경찰, LH 직원ㆍ가족 수사 착수

경찰도 이날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수도권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광명‧시흥신도시 내 토지 10필지를 100억 원가량에 매입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들어갔다.

국토부 "다음 주까지 기초조사 완료…제도적 방지 대책 내놓을 것"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시기에 가장 민감한 부동산 문제로 여론이 들끓자 문 대통령은 하루 만에 직접 나서 전수조사를 지시하게 됐다. 당초 광명‧시흥신도시에서 시작된 투기 의혹 조사 범위를 3기 신도시 전체로 넓힌 것은 이번 사태로 부동산 정책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장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전수조사 결과에서 투기 의혹이 대규모로 드러날 경우 3기 신도시의 개발 계획 수정도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이번 의혹을 제기한 서성민 민변 소속 변호사는 “향후 수사를 통해 부패방지법상 형사처벌이 이뤄진다면 해당 토지로 취득한 이익은 몰수 추징하게 된다”며 “현 시점에서 토지로 인한 이익을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땅을 환수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곳곳에서 대규모 토지가 환수 조치될 경우 향후 소송 문제 등으로 주택 공급 부지와 면적, 물량 등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H에서 촉발된 국토부와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누그러뜨리는 것도 현 정부의 과제로 남았다.

정부는 신규 택지 개발과 관련 공직자의 실거주 목적이 아닌 토지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의심사례에 대한 상시조사와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위법·부당한 사항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부여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지 개발 관련 공직자와 가족에 대한 3기 신도시 토지거래현황을 총리실과 전수조사해 다음 주까지 기초조사를 완료할 방침”이라며 “이번과 같은 투기 의혹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안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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