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도체판 오일쇼크’, 유비무환이 답이다

입력 2021-03-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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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족현상이 예상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산업계 곳곳이 아우성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지속하자 글로벌 주요 완성차 제조사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도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생산 계획을 조정해가며 공장을 조심스럽게 가동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텍사스주에 한파까지 몰아쳐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이곳에 자리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을 비롯, 독일 인피니언, 네덜란드 NXP 등 반도체 공장 등이 멈췄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셧다운 우려는 자동차를 넘어 철강, 타이어, 태양광 등 기간 산업 전반으로 도미노처럼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 부족 현상 심화는 석유파동에 버금가는 국가 간 산업경쟁에서의 도태를 일으킨다.

과거 석유는 모든 산업의 필수 원재료였다. 그만큼 '오일쇼크'는 세계 각국의 경제적인 혼란을 일으켰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가전과 IT기기, 자동차 등 전 산업의 필수 부품이 되면서 오늘날 세계 경제에서 석유에 버금가는 위치에 올랐다. 특히, IoT(사물인터넷)와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 통신) 구현은 반도체 없이 불가능하다.

결국, 본격적인 ‘S노믹스’(반도체·semiconductor) 시대를 맞아 위기 대응 매뉴얼 수립이 절실해졌다. 민간 기업에만 반도체 수급을 맡길 게 아니다. 정부와 기업이 협의체를 만들고,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가 반도체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의 고충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공급망 구축 등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난 1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반도체업계 관계자 등과 함께 긴급 간담회를 여는가 하면, 시스템반도체포럼ㆍ반도체협회 등과 함께 업계 비상대책반을 꾸리는 등 셧다운을 막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그로부터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문제 해결에 있어서 우리 정부의 존재감은 사실상 '전무'하다.

과거 우리나라는 1차 석유파동 때에 다른 국가에 비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았으나, 제2차 석유파동 때는 극심한 피해를 봤다.

이번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도 큰 피해 없이 잘 넘어갈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혼란은 언제든 다시 벌어질 수 있다. ‘반도체판 오일쇼크’, 유비무환(有備無患)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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