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예타 면제…'MB때 4대강 사업' 닮은 꼴

입력 2021-02-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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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4대강 사업도 22조 예타 면제해 부실 논란 '판박이'
부처 문제 제기에도 선거의식해 밀어붙이는 정치권

정부 부처들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법적 절차, 부지선정, 대규모 사업비 등을 놓고 잇따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 부처가 대놓고 반대는 못 하지만 특별법이 향후 국회를 통과해 실제 추진에 들어갈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이 뻔한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다.

애초 동남권 신공항 얘기가 나온 이유는 2002년 4월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 돗대산에 추락한 것이 계기였다.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016년 국토부가 사전타당성 조사를 거쳐 기존 공항의 활주로를 개선하는 방식의 김해신공항을 확정한 것이다. 국토부가 이달 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한테 설명한 보고서를 보면, 국토부는 부산광역시가 발표한 대로 가덕도 신공항이 국제선 역할만 한다면 김해공항의 안전성 문제는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공항을 만들려는 목적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또 가덕도는 외해에 위치해 난공사, 대규모 매립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이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역할을 위해서는 국제선과 국내선, 군 시설 등을 갖춰야 하고 사업비가 28조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민주당이 그렇게 반대했던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 예산은 애초 13조 9000억 원에서 실제 22조 원을 초과했다.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면제한 것도 4대강을 닮았다.

 

국토부는 월성 원전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구속된 사례를 의식해서인지 ‘공무원의 법적 의무’를 적시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고, 성실 의무 위반(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무)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달 19일 내놓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관련 의견에도 “공항은 가능한 여러 대안 검토를 거쳐 입지를 결정한 후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1989년 타당성 조사에서 2개 부지(영종도, 시화지구)를 검토해 1990년 영종도를 부지로 확정하고 1991년에 수도권신공항건설촉진법 제정했다. 법무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는 개별적·구체적 사건만을 규율하는 개별 사건 법률로서 적법절차 및 평등원칙에 어긋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고 기획재정부는 “공항산업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사업으로 예타 등 사전절차 이행과정에서 최적의 사업계획 수립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추후 입법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법 적용 대상이 되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정부 부처들의 반발하는 모양새가 연출되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각 부처의 이견 없이 국가적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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