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동학개미가 사랑하는 문재인 정권

입력 2020-12-27 07:32 수정 2020-12-2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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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다. 부동산 문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방역까지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은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그렇지만 현 정권이 역대 최고라고 칭찬받는 분야도 있다. 바로 주식시장이다.

과거 역대 정권들은 경제가 안정적일 때는 주식시장을 투기판으로 터부시했다. 전 정권에서는 주가조작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연일 대대적인 정책 홍보에 주식 투자자들은 투기꾼 혹은 주가조작 범죄자 취급받기 일쑤였다.

과거 정권들은 대내외 경제 위기가 닥쳐올 때나 주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으며 신경 썼을 뿐 평소에는 안중에 없는 듯했다.

그나마도 외국인과 기관을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개인투자자들은 소외돼 왔다. 특히 역대 정권은 개인투자자들의 직접 투자를 줄이고 간접투자를 높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왜 개인투자자들이 간접투자를 하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말이다.

무차입공매도에 대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달라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는 번번이 무시당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현 정부는 ‘동학개미 운동’의 바람을 일으키며 과거 어느 정권에서도 쳐다보지도 않던 무차입 공매도 손질에 나섰다.

과거에는 주식시장에서 개별 종목이나 테마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장중에는 정책을 발표하지 않고 주식시장이 끝난 시간에 발표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 정권에서는 꿈을 먹고 산다는 주식시장에 그린 뉴딜부터 각종 정책을 장중은 물론 연 일 홍보하며 시장에 희망을 듬뿍(?) 안겨줬다.

현 정부의 주식시장 관련 정책과 대응이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시장과의 소통으로 많은 주식투자자가 칭찬하는 것이다.

공모주 열풍에 그동안 관심 없던 많은 개인투자자가 막상 참여해 보니 공매도처럼 외국인과 기관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즉각적으로 공모주 제도 개선에 바로 나선 것도 개인투자자들은 과거 정권과 금융당국에서는 볼 수 없던 광경이다.

그동안 증권사들의 시장조성자 공매도라는 제도 자체를 아는 개인투자자들은 거의 없었다. 공매도가 금지됐는데도 불구하고 쏟아져 나오는 물량에 증권사들의 시장조성자 공매도에 대해 알게 됐다. 역시나 동학개미들의 원성이 나왔고 현 정권의 금융당국은 바로 이 문제도 해결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내지 않는 양도소득세를 개인투자자에게만 도입하려는 제도에 반발하는 여론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여기에 과세 형평성을 주장하는 동학개미들의 줄기찬 요구 중 하나였던 주식 장기투자에 대한 우대세율을 적용하는 세제 지원도 내년 중 검토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쯤 되니 문재인 정부의 금융당국 정책 관계자들이 주식 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시장을 너무 잘 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주식시장에서 민주당 정치인 테마주는 있어도 국민의 힘 정치인 테마주는 찾기 힘들다. 야당 정치테마주로 그나마 손꼽히는 정치인은 정작 국민의 힘 내부 주류에서는 거론도 되지 않는 홍정욱 전 의원뿐이다. 여전히 여론을 등한시하는 불통 정당 이미지가 주식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주식시장에 버블을 일으켜 나중에 후유증을 남기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또 증권범죄합수단 폐지 등으로 주가조작이 판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버블을 논하기 전에 그리스보다도 저평가받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대책이 있는지도 묻고 싶다.

라임자산운용이나 옵티머스 사건이 지지부진하지만 합수단이 폐지돼도 여전히 자본시장법 위반자들을 금융당국이 적발해 내는 것도 봐야 한다.

다만 부동산부터 백신 도입 문제 등 다른 분야에서는 왜 금융당국과 달리 번번이 국민 여론과 반대로만 하는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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