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계도기간 연장 요구 거세…정부 ‘고심’

입력 2020-11-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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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코로나19 사태로 도입 준비 여력 없어…추가 채용 부담 커"
연장시 정책 유명무실 비판 불가피…일단 탄력근무제 기간 확대 총력

내달 말 중소기업의 주52시간 근무제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계도기간을 연장해달라는 경영계의 요구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주52시간제 도입 준비가 힘든 상황이고, 경기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 그동안 밀린 생산을 수행하기 위해선 계도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부로서는 계도기간 연장 여부 결정을 놓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기업 사정을 고려할 때 계도기간 연장을 택할 수 있지만 자칫 연장 결정 시 주52시간제가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말 고용노동부는 올해 1월부터 주52시간제가 적용된 50~299인 사업장의 준비 부족 등을 고려해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계도기간에는 고용부의 장시간 노동 단속 대상에서 제외돼 기업은 주 52시간 초과 근무를 노동자에게 시킬 수 있다.

사실상 초과 근무에 대한 처벌을 면제해주는 계도기간 종료가 연말로 다가오자 경영계는 계도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인해 주 52시간제 도입 준비를 할 여력이 없고, 무엇보다도 내년에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경우 밀린 주문 등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계도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게 경영계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영계의 계도기간 연장 요구를 외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영난으로 추가 채용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주52시간제 강제 적용 시 생산 활동 위축을 불러와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10월 50~299인 사업장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52시간제를 준비하지 못한 이유(복수응답)로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 부담'이 52.3%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계도기간 연장을 바라는 경영계의 요구를 선뜻 받아들이기도 정부에겐 큰 부담이다. 계도기간 연장까지 해주면 정부의 법 집행 의지 자체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2018년 7월 주52시간제가 적용된 300인 이상 사업장에 9개월, 50~299인 사업장에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총 1년 9개월의 준비 기간을 부여한 것이다.

여기에 50~299인 사업장의 계도기간을 또 연장해주면 문재인 정부가 후진국형 장시간 노동 체제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워라밸(일·생활 균형)' 사회로 가기 위해 도입한 주52시간제 취지가 더욱 후퇴될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할 때 정부로서는 계도기간 연장보다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 법안 입법에 총력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

탄력근로제는 일정 단위 기간 중 일이 많은 주의 노동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주의 노동시간을 줄여 평균치를 법정 한도 내로 맞추는 것이다. 현재 단위 기간이 최장 3개월인데 작년 2월 노사정의 합의로 단위 기간을 최장 6개월로 늘리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정부는 조만간 종료되는 21대 정기국회에서 해당 법안의 통과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가 이미 경영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허용하는 특별연장근로 범위를 확대한 상황에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까지 연장되면 주52시간제가 유명무실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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