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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 보호가 국가경쟁력 강화 첫걸음…유출 방지 총력"

입력 2020-11-22 18:00 수정 2020-11-22 18:15

M&A·핵심인력 이동 통한 기술유출 발생 우려 커져
산업부·산보협, 국가핵심기술 보호지원 위해 제도 정비·기반 강화·인식 확산 체계적 지원

#삼성중공업에서 근무하던 중국인 선급검사관 장모 씨는 2007년 드릴십(원유시추탐사선) 건조 기술을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넣어 유출했다. 해당 기술은 삼성중공업이 수백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것으로 산업자원부 장관에 의해 조선해양 분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바 있다. 이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고 관련 산업의 성장잠재력이 커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국가핵심기술을 통째로 복사, 저장하는 방법으로 취득해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기술력은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핵심 동력이다. 기술의 차이가 기업의 성패는 물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그러나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가 간 통상협력 강화에 따라 인수합병(M&A)·핵심인력 이동을 통한 기술유출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각국의 기술보호가 강화되면서 우수기술인력 유출 우려 및 확보 경쟁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년 연구개발(R&D) 정부 예산 27조 원 시대를 맞아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개발된 기술의 보호를 위한 법률 개정과 제도 강화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 따른 국가안보 관점에서 시급한 당면과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산보협)는 '국가핵심기술'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이고 세부적인 추진방안을 수립 중이다. 또한 기업의 기술보호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정책지원을 마련하고 전방위적 지원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투데이DB)
▲산업통상자원부 (이투데이DB)

◇ 산업부, 올해 '무역안보정책관' 신설…기술유출방지 선제적 조치 마련

산업기술 보호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2007년 4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시행한 후 정부 차원에서 3년을 주기로 산업기술보호 정책의 목표와 추진 방향을 제시하는 종합계획 수립, 전파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산업기술 유출 근절대책'을 발표,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 대상 해외 인수·합병 사전 신고제도, 징벌적 손해 배상제, 처벌 강화 등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을 통해 국가핵심기술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올해 4월 '무역안보정책관 신설'로 '무역안보정책과', '무역안보심사과', '기술안보과'를 새롭게 설치했다.

기술안보과는 국가핵심기술의 관리 및 수출승인 업무와 함께 산업기술 유출 보호 강화를 위한 기술보호 업무를 전담, 국가 산업경제 안보체계를 구축하고 기술유출방지를 위한 다양한 선제적 조치를 마련 중이다.

◇ 220개 회원사 보유한 산보협,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민·관 종합허브 역할 수행

산보협은 2007년 10월 산업부와 국가정보원의 도움을 받아 설립됐다.

산업부가 정책의 기본 목표와 기반구축을 마련한다면 산보협은 국가핵심기술, 산업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민·관 종합허브로 산업기술 유출방지와 보호 관련 업무를 수행·지원하고 있다.

현재 220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기술보호를 위한 정책의 개발 및 협력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 관련 정보 전파 △산업기술의 유출방지를 위한 상담·홍보·교육·실태조사 △국내외 산업기술보호 관련 자료 수집 분석 및 발간 등 산업기술의 유출방지와 보호에 관한 시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12개 분야·69개 국가핵심기술 보호지원에 정책 역량 집중"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국가핵심기술이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말한다.

올해 9월 기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차‧철도 △철강 △조선 △원자력 △정보통신 △우주 △생명공학 △기계 △로봇 기술로 총 12개 분야, 69개 기술이 지정돼 있다.

정부와 산보협은 국가핵심기술의 수출 신고·승인, 지정·변경·해제, 해외 인수・합병, 실태조사 등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수출 승인의 경우 국가핵심기술이 국가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기술로 해당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고자 할 때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국가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지 않고 개발한 경우에는 산업부 장관에게 수출 신고를 해야 한다. 이는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관이 해외 M&A와 합작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하려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산보협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 관련 국내외 동향조사, 법·제도 연구 및 정보전파를 추진 중이며 산업기술보호 관련 주요 이슈에 대한 의견수렴과 정보 공유를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책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 중소·중견기업 기술보호 위해 보안닥터 운영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천인 기술 보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다만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대응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기술을 훔치는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산보협은 중소·중견기업 대상 보안컨설팅 지원을 통해 기업 보안취약점 진단, 보완점 제안 및 기업 보안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기본 컨설팅은 보안 자가진단, 보안담당자 인터뷰, PC 취약점 및 서버 진단, 컨설팅 결과 안내로 진행된다.

심화 컨설팅의 경우 보안규정 검토 및 제·개정, 기술자료 보안등급 분류 및 관리체계 수립, 인력관리 방안과 서약서, 전직금지약정서, 비밀유지계약서 등 보안서식의 검토와 수정을 지원한다.

산보협 관계자는 "보안닥터 지원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보안체계 수준을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해 기업 보안체계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산업기술보호 교육으로 기업 보안역량 강화

산업기술 보호를 위해서는 산업 현장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산업기술보호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산보협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교육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비대면 방식인 웹세미나(Web-Seminar) 형태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최고경영자(CEO) 보안 교육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CEO, 임원, 연구소장 등 임원급 대상 기술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업의 자율보안 노력 유도를 위한 보안교육과 홍보를 하고 있다. 대상은 연간 2500여명에 달한다.

또한 국가 R&D 참여인력 대상 연구개발성과의 보안관리 강화와 연구자 보안인식을 높이기 위한 연구보안 교육도 실시 중이다.

특히 기업, 출연연, 대학 등 보안책임자·담당자 대상 직무능력 향상 및 교육생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지원을 위한 실무교육을 펼치고 연간 1000여명을 대상으로 산업별·지역별 산업현장인력 대상 보안역량 강화 지원을 위한 보안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기술보호 운영인력의 전문화 지원도 눈에 띈다.

국가핵심기술·산업기술 보유기관 보안담당자와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보안인력의 산업보안 전문성을 높여 소속기관 보안역량 강화 및 보안산업 지속 발전을 꾀하고 있다.

산보협은 올해 수도권, 경남권 2개 지역 거점별 일반 및 특수대학원에서 재직자 대상의 산업보안 석·박사 과정을 신설했고, 현재 40여명의 수혜 학생이 산업보안 역량을 보유한 전문가로 양성됐다.

산업보안관리사 자격 제도 운영도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

산업보안관리사는 산업현장 기술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산업보안 활동 일환으로 현장에서의 보호 가치대상(인력·관리, 설비·구역, 정보·문서 등)을 내·외부 위해요소로부터 침해되지 않도록 예방·관리·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가다.

이들은 보안 요구사항 분석, 보안취약점 점검, 보안사고 대응, 보안정보 및 상담서비스 제공 등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법, 교육, IT, 경영, 지식재산, 인사 등 융·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산보협은 2010년부터 '산업보안관리사 자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2017년부터 국가공인자격으로 승격됐다.

승격 이후 7회차 시험이 시행됐으며 총 2979명이 응시해 1177명의 합격자(합격률 39.5%)를 배출했다.

합격자 중, 60~65%는 민간기업·기관 등에서 보안업무를 수행 중인 관리자 및 담당자가 취득했고, 산업기술 유출 수사 등 특수직군 종사자가 20~25%, 나머지는 산업보안 관련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미취업자 및 재취업자 등이 자격을 취득했다.

산보협은 중요 산업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산업보안관리사의 우선 배치와 의무 배치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 개정 및 근거 지침 마련에 노력 중이다.

이와 함께 산보협은 산업기술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기술유출·침해 분쟁과 소송으로 발생하는 기업의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줄이고 신속·공정한 해결을 돕기 위한 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위원회는 무료 법률상담을 지원하고 잠재적 분쟁위험 예방을 위한 산업기술분쟁조정 세미나를 열고 있다.

산업기술 확인제도도 운영, 산업기술 보유기관 또는 기업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기술침해‧유출사고에 대한 신속한 피해구제에도 노력 중이다.

▲산업보안 정보도서관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산업보안 정보도서관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 산업기술보호 인식확산 위해 산업보안 정보도서관 운영

산보협은 산업보안 정보도서관 사이트 운영을 통해 산업기술보호를 위한 정보·자료 제공 및 기술유출 상시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산업보안 교육 신청 메뉴를 정보도서관으로 일원화해 교육 이용자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이외에도 산업기술보호 인식확산을 위해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법률집 안내와 홍보 책자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산업기술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기술유출은 한 기업만의 피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를 넘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민간이 뜻을 모아 함께 노력하면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기술안보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국내 기술 보호를 위해 꾸준히 제도개선과 기술 보호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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