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개발했더니…화이자, 약값 인하 압박에 “사업 계획 재검토” 발끈

입력 2020-07-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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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라 CEO “코로나19 백신 선진국엔 미국보다 싸게 안 판다…아프리카는 다른 기준”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1월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화이자는 28일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했다. 다보스/AP뉴시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1월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화이자는 28일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했다. 다보스/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약품 가격 인하 압박에 발끈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백신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며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가격 인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불라 CEO는 이날 진행된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약값 인하 행정명령을 두고 “제약업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전적으로 전념해야 할 시기에 정신을 분산시키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제약회사에 가격 할인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행정명령 4건에 서명했다.

불라 CEO는 “행정명령이 시행되면 미국 내 인력 감축 등 사업 계획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국에 널리 퍼진 경제 불안을 가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제약회사 CEO들과의 백악관 회의를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백악관 회의는 필요하지 않다”며 “리베이트 제도를 개혁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현재 코로나19 백신 가격은 실제 가치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며 “팬데믹이 지나고 나면 백신 가격은 이전처럼 상업적 요인 영향을 받아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도 백신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불라 CEO는 이를 두고 “선진국들은 미국과 비슷한 분량의 백신을 더 싼 가격에 받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화이자가 22일 미국 정부와 맺은 계약 내용은 백신 1억 회분을 19억5000만 달러에 공급하는 것이다. 다만 불라 CEO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매우 다른 상황에 있다”라며 “미국과 맺은 1개당 19.5달러의 기준을 적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화이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18억 달러(약 14조1541억 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한 액수지만 팩트셋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115억8000만 달러를 상회한 수치다.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50억5000달러에서 32% 줄어든 34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신약 개발을 주로 맡는 바이오의약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98억 달러였지만, 특허가 만료된 약품을 판매하는 자회사 업존의 매출이 32% 급감하며 증가분을 상쇄했다.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78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0.67달러를 웃돌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매출은 감소했지만,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매출 전망치를 기존 485억 달러에서 486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화이자는 연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실적 전망 상향에 화이자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4.6% 급등했다.

화이자는 전날 독일 바이오기업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마지막 시험단계인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미국 39개 주를 포함한 세계 120곳에서 18~85세 3만 명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토한다. 시험에 성공하면 10월 규제 당국에 결과를 제출하고 올해 말까지 1억 회분, 내년 말까지 13억 회분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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