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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삼성’ 선언 2개월, 뭐가 변했나…시선 쏠리는 신사업

입력 2020-07-05 06:00 수정 2020-07-05 17:04

이재용 부회장 사과문 발표 후속조치 살펴보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뉴 삼성’을 선언한 뒤 후속조치들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사업 강화와 인재육성, 노사, 시민사회, 준법감시 등 이 부회장이 공언한 다양한 분야에서 조치가 이뤄졌다.

이제 재계의 시선은 이 부회장이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말한 ‘신사업’에서 쏠리고 있다. 다만,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마무리되어야 삼성이 적극적으로 신사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6일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 부회장이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뒤 삼성은 반도체 분야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1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생산 시설 구축 계획을 발표했고, 8조 원 규모의 평택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도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의 현안 챙기기 행보도 분주했다. 지난달에만 네 차례 현장 경영, 다섯 차례 사장단 간담회 일정을 소화했다.

삼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우수인재 영입 기조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이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 와야 한다”고 발언한 뒤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석학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 리서치 소장(사장)으로 내정했다.

또 사상 처음으로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소화했다. 최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석박사 인력 1000여 명 채용 계획을 밝혔다.

노사 문제를 대하는 태도도 과거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이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후 삼성은 노동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노사관계 자문그룹’을 설립하기로 했다.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 씨와도 합의했다.

시민단체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으로는 시민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 창구 역할을 수행할 전담자를 지정하기로 했다. 또 삼성 사장단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초청해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들으며, 달라진 삼성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준법 실천 의지도 되새기고 있다.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준법경영을 수차례 강조한 이 부회장은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다. 그 활동이 중단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며 준법감시위에 힘을 실어줬다.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이끌어냈다. 2월 초 공식 출범한 이래 현재까지 150여 건의 준법의무 위반 신고·제보도 접수받는 등 삼성 계열사에 대한 준법 감시 시스템 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준법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기남 DS부문 부회장, 김현석 CE부문 사장, 고동진 IM부문 사장 등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하반기 메시지를 통해 “경영진부터 모든 임직원에 이르기까지 준법정신을 우리의 기본 가치 중 하나로 지켜나가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제 재계의 시선은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발언에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미래 먹거리로 AI, 5G, 바이오, 전장부품 등을 꼽았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했다. 삼성의 신사업은 이 부회장이 선정한 4대 산업과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재계는 삼성이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사업에 당장 진출하기보다는 기존 사업과의 연결고리가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인수·합병(M&A)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로 협력사 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은 ‘갤럭시 Z 플립’ 출시를 준비하면서 이 제품에 장착된 폴더블용 초박막 강화유리(UTG) 개발 업체 도우인시스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SEMES)를 찾는 등 직접 소부장(소재·부품·장비)부문을 직접 챙기고 있어 소부장 관련 사업 강화도 전망된다.

삼성이 AI, 5G, 바이오, 전장부품 외에 완전히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마무리되어야 가능할 전망이다. 신사업 진출 실패 우려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과감하고 신중한 판단이 이뤄져야 하는데, 장기간 이어진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로 회사의 의사결정이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반도체, 스마트폰,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변곡점 때마다 신사업을 키워 성장해온 저력을 갖고 있다. 신사업 진출 의지와 재정적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에 회사가 안정화되면 언제든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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