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박관수 캐롯손보 상무 “아무도 안 가본 디지털 손보사…본질은 '보험'”

입력 2020-06-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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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손실 54억·영업익 24억, 영업 초기 생각하면 ‘선방’ 평가…흑자 전환까지는 5년 이상 예상

▲박관수 캐롯손해보험 상무가 15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박관수 캐롯손해보험 상무가 15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산업 트렌드의 큰 줄기가 바뀌고 있다. 2010년까지는 PC가 주 플랫폼이었다가 모바일로 변화했다. 네이버, 카카오가 독주하게 된 배경이다. 2020년에 접어든 지금에는 데이터 시대로 변화했다. 금융당국부터 스타트업까지 데이터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박관수 캐롯손해보험 상무(신사업부문장)가 많은 선택지 가운데 금융사, 그중 캐롯손보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2020년부터는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봤다”며 “데이터로 산업을 바꾸고 싶은데, 그런 곳이 있다면 어딜까 고민하다가 캐롯손보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캐롯손보에 올 3월 합류해 서비스 개발과 관련된 업무, 보험 상품, 디지털 마케팅 등을 담당하고 있다. 보험과 IT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영역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박 상무는 과거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액센츄어와 이베이를 거쳐 SKT에서 11번가를 론칭한 경험이 있다. 카카오 인베스트먼트 초기 설립 시점에 합류해 △스마트팜 △로보틱스 △AI △블록체인 △자율주행 등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때 캐롯손보 투자도 검토하며 보험 산업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금융에는 크게 은행, 증권, 보험이 있다. 은행과 증권은 업의 본질이 정해져 있다고 본다. 돈을 보관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보험은 경계가 없다. 하려면 다 할 수 있다. 영역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다만 산업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를 활용해 리스크에 대한 부분에 다르게 접근하는 서비스를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 투자보다는 직접 해보는 게 재밌다. 0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캐롯손보의 현 상황을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도전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다만 본질은 ‘보험’이라고 못 박았다. 박 상무는 “위험을 분산하는 게 보험사의 역할이다. 데이터를 가지고 예측하면 더 나은 합리적인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퍼마일 자동차 보험도 고객이 탄 만큼 보험료를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가입자의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산출해 본인이 탄 킬로미터만큼만 매월 보험료를 내면 되는 상품이다. 캐롯손보 매출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효자상품’이다.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70~80%대의 적정 손해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수익 창출이다. 캐롯손보의 1분기 당기순손실은 54억 원이다. 영업수익은 24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본격적으로 영업에 들어간 시점이 연초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업계는 캐롯손보가 흑자로 전환하기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측한다. 대면 영업이 제한된 디지털 보험사의 특성 때문이다.

박 상무는 “손해율에 대한 안정적인 구조만 있으면 돈은 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예측된 범위 내로 나오면 돈은 번다. 퍼마일 자동차보험이 중요한 단초다. 이 같은 상품들이 많아져야 한다. 수익은 3년에서 5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싶다. 고객의 행동을 끌어낼 수 있는 게 뭔지를 고민하고 있다. 물건을 많이 팔자는 게 아니라, 불편을 개선하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스타트업이란 마인드를 갖고 임하고 있다. 1~2년 내 수익보다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나손해보험, 카카오보험 등 디지털 보험사 후발주자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디지털 보험사에 대한 시장성은 입증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캐롯손보에는 경쟁 상대다. 박 상무는 후발주자가 진출하는 것은 캐롯손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산업 전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디지털 손보사 1호’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은 상당했다.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기 때문이다. 설렘도 공존했다. 그는 “처음 시작한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아무도 안 가본 길이다. 설렘도 있다. 남들은 절대 못 만드는 시장은 아니다. 기술특허를 가지고 조금씩 앞서나가는 것이 방법일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고객이 불편해하는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고객 불만을 얼마나 빨리 이해하고 해결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상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일이다. 오프라인을 온라인과 연결해 혁신하는 것은 난이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인터넷과 전화, 우편 등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국내 최초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보의 영업을 허가했다. 대면 판매 채널은 설계사 등 측면에서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존 손보 업체를 뛰어넘기 힘들지만, 비대면 채널은 양상이 다르다. 온라인 채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수 있다.

박 상무는 앞으로 디지털 보험시장에서 채널의 트래픽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예전에는 GA가 많은 회사가 파워가 있지만, 지금은 트래픽이 많아야 파워가 있다. 쇼핑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이다. 채널의 트래픽을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플랫폼사를 만들어야 한다.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채널이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보험과는 다른 부분이 있지만, 규제 완화를 바라는 것보단 새로운 시도를 좀 더 고민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캐롯손보의 목표는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캐롯손보가 앞으로 어떤 상품을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박 상무는 최근에 1인 가구에 관해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거하는 방식도 바뀌고 여행 패턴도 변화했다. 자율주행차도 보급이 되면 보험 상품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예방된 기능은 처음부터 예측된 요율을 갖고 컬래버해서 만든다.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오고가면 된다. 선의의 피해자를 어떻게 분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데이터가 있어야 조금 더 사람들이 악용할 확률이 줄어들어 선의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공유한 데이터를 통해서 전체 사회 구성원들이 이익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의 최종 목표는 데이터와 이익이 결부된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단기적으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다. 혁신적이고 고객에게 인정받는 게 중요한 목표다. 데이터가 움직일 텐데 이를 기반으로 컬래버해서 좋은 상품을 만들었으면 한다. 캐롯손보가 좋은 사례가 됐으면 한다. 서비스를 만드는 건 쉽지 않지만, 캐롯하면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구나’ 떠올리게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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