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인성검사 ‘부적응’ 군인 자살, 국가 배상 책임”

입력 2020-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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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부사관에 대해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 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해군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2013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 씨의 유족은 군 간부, 지휘관 등이 인성검사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않고 형식적인 면담만을 하는 등 사고 방지를 위한 보호,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12년 9월 교육사에서 인성검사를 받았을 때 A 씨에 대해 ‘부적응’, ‘자살예측’ 등 결과가 나왔으나 생활관 당직 소대장은 면담 후 특이사항이 없다고 판단해 검사결과를 통보하지 않았다.

담임 교관도 인성검사 결과를 알지 못한 채 문제가 없다고 기록했고, 소속 부대는 2012년 A 씨 신상 등급을 B급(보호가 필요한 병사 등)에서 C급(신상에 문제점이 없는 자)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심은 “소속부대 담당자들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통상의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면담을 보면 소속함 전입 전까지 고위험 자살요인을 발견할 수 없는 등 관계자들의 조치가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정도의 과실이 아니라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당시 A 씨에게 사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사정이 있었는데도 신상관리에 인성검사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은 직무상 의무를 과실로 위반한 것”이라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군부대에서 실시되는 인성검사는 장병 중 자살우려자를 식별하기 위한 검사이므로 ‘부적응’, ‘자살예측’ 결과는 중요한 근거”라며 “소속 부대 지휘관 등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즉시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사에서의 인성검사 결과를 반영해 필요한 조치를 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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