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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돈은 고소득층이 벌고, 지출은 저소득층이 줄였다…가계도 '불황형 흑자'

입력 2020-05-21 13:55 수정 2020-05-21 16:08

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소비지출 급감에 가계수지 흑자액 38.4% 급증

▲강신욱 통계청장이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강신욱 통계청장이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1분기 가계소득이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가계지출은 소비지출을 중심으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소득에서 지출을 뺀 가계수지 흑자액은 38.4% 급증했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다.

통계청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은 이번 조사부터 소득·지출을 통합조사해 공표한다. 기존에는 소득·지출부문을 별도 표본으로 조사·공표해 두 통계를 연계 분석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 통계청은 표본을 통합하면서 고소득 포착률을 높이기 위해 소득구간별로 200만 원 미만 표본을 줄이고, 1000만 원 이상 표본을 늘렸다. 단 기존 통계와 시계열 비교가 가능하도록 지난해 조사에선 기존 방식과 새 방식을 병행했다.

주요 결과를 보면,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35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근로·사업소득 증가율은 각각 1.8%, 2.2% 증가에 그쳤지만, 공적연금 등 이전소득이 4.7% 늘었다. 단 1분기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소득 증가세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분기 중 3월 자료에서 사업소득이 다소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분기 사업소득 증가의 추이가 지속할지 여부는 매우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가계지출은 394만5000원으로 4.9% 줄었다. 조세 등 비소비지출은 1.7%, 소비지출은 6.0% 각각 감소했다. 평균소비성향도 67.1%로 7.9%포인트(P) 하락했다. 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보면 의류·신발은 28.0%, 문화·오락은 25.6%, 교육은 26.3% 각각 급감했다. 가계수지 흑자는 141만3000원으로 38.4% 급증했다. 순전히 지출 감소의 영향이다.

소득 분위별로 소득 증가는 고소득 가구에, 지출 감소는 저소득 가구에 집중됐다. 소득은 1분위(하위 20%)에서 0.0%, 2분위에서 0.7%, 3분위에서 1.5% 느는 데 그쳤지만, 4·5분위에선 각각 3.6%, 6.3% 늘었다. 반면 지출은 1~3분위에서 각각 10.8%, 7.1%, 9.1% 급감했으나, 4·5분위는 1.0%, 2.3% 주는 데 그쳤다.

저소득 가구의 지출 감소는 소득 감소로 일정 부분 설명된다. 1분위 소득은 149만8000원으로 지출(175만1000원)보다 적다. 적자가구 비율이 높아 지출이 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직이나 소득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외부활동이 줄면서 소비지출 감소 폭이 커졌다. 항목별로 가정용품·가사서비스가 46.7%, 의류·신발이 36.0%, 오락·문화는 26.1% 급감했다. 2~3분위도 소득 증가율이 각각 0.7%, 1.5%에 그쳤다. 1분위와 마찬가지로 근로소득이 줄었다. 3분위는 소득 증가율이 1~2분위보다 높지만,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1.7%에 머물렀다.

상대적 고소득층인 4~5분위(상위 20~40%)는 소득이 각각 3.7%, 6.3% 늘었음에도 소비지출이 줄었다. 항목별로 4분위는 의류·신발(-26.4%)과 교육(-22.0%), 5분위는 오락·문화(-34.4%)와 교육(-27.5%) 지출을 크게 줄였다. 주로 쇼핑·여행 관련 지출이다. 반면, 보건 지출은 각각 31.5%, 9.9% 늘었다. 교통 지출도 21.0%, 27.5% 증가했다. 감염병 확산으로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 구입과 자차 이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소득 불평등 정도는 전년 동기보다 커졌다. 1·5분위 간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41배로 지난해 1분기(5.18배)보다 0.23배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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