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 나라, 영국”...“올해 경제성장률, 코로나에 300년래 최악”

입력 2020-05-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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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변동률 추이. 출처 CNN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변동률 추이. 출처 CNN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에 잿빛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영국 경제가 30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어서다.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이날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영란은행의 과거 데이터 추정치 기반, 1706년 기록한 GDP 15%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거의 30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영란은행은 올 1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무려 25% 급감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영국 경제가 30% 급감한다는 의미다. 실업률은 현재 4% 수준에서 9%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영국 경제는 불황 국면에 접어든다. 기술적으로 2분기 연속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경기 불황으로 정의된다.

이마저도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가 6월부터 9월까지 단계적으로 완화된다는 전제하에 나온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코로나19의 전개 상황과 정부·가계·기업의 대응 정도에 따라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영국 경제의 앞날이 긴 어두운 터널에 갇혀 있다.

피터 딕슨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경험해 본 적 없는 경제 충격이고 심지어 분석가들은 경제가 어떤 상태인지 판단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태”라면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종잡을 수 없고 앞으로 몇 달 간 경제가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점만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영란은행은 올해 이 같은 급격한 위축 이후 내년 영국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점진적 완화와 상당한 수준의 통화·재정정책을 전제로 한 전망이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의 암울한 전망만큼이나 영국 상황은 악화일로다.

지난 5일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20만 명, 사망자는 3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수가 유럽에서 가장 많고,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다음으로 올라섰다.

위기가 덮친 시기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마저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달 5일 세인트토머스 병원에 입원했다가 상태가 악화해 다음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후 사흘 밤을 지낸 뒤 상태가 호전돼 지난달 27일 업무에 복귀했다. 그야말로 국가 수장이 죽다 살아난 것이다.

감염병 방역에 실패한 영국은 경제 재개에 있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다른 유럽국가들이 서서히 경제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3월 말부터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지만 영국 정부는 이날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300년 만에 벼랑 끝에 몰린 경제를 살려내기 위해 영란은행은 전격적인 조치에 나섰다.

지난 3월10일 통화정책위원회(MPC) 특별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25%로 전격 인하했다. 이어 19일 또다시 특별회의를 개최, 기준금리를 0.25%에서 0.1%로 0.15% 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0.1%는 영국 기준금리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국채와 비금융회사채 등 보유채권 잔액을 2000억 파운드(약 302조 원) 추가로 늘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MPC 전체 위원 9명 중 7명의 찬성으로 그동안 계속 동결해오던 국채와 비금융회사채 등 보유채권 잔액을 2000억 파운드 확대해 6450억 파운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로써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고사 직전의 경기를 살려낸다는 방침이다.

또 구제금융 패키지를 통해 세금을 감면해 주고 최대 12개월간 무이자 대출도 장려한다.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모두 실패한 영국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수식어는 역사에나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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