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규제 옭아매는 금융당국…"보험산업 다 죽는다"

입력 2020-04-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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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청약 규제 강화 논란…"차라리 대면판매하겠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시장 경제 흐름이 ‘언택트(비대면)’ 채널이 주도하는 상황에,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업계는 금융감독원 검사로 지적받은 사항을 중심으로 모바일 청약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적 언택트 흐름에 실물경제 위축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규제만 앞세우는 건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은 각각 이달 14일, 16일부터 모바일 청약 프로세스를 강화했다. 변경된 사항 중 핵심은 △가입설계 저장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한 상태에서 모바일 전자서명을 발송할 것과 △모바일 전자서명 발송 시 대면한 장소, 대면한 일시를 입력사항에 추가하는 것이다.

앞으로 설계사는 모바일로 전자서명을 할 때 설명방법, 대면장소, 대면일시를 입력해야 하고 입력된 내용은 대면확인 문서에 기재돼 계약자에게 전달된다. 계약자는 입력된 내용을 확인하고, 전자서명을 진행한다. 설계사가 고객을 대면해 판매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지난해 진행된 금감원 종합검사 결과에 따른 개선책이다. 앞서 금감원은 메리츠화재 검사 당시 경영 유의사항에서 “모바일 전자서명은 고객과 비대면 상태에서 청약절차가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어 고객을 직접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TM규제를 회피를 위한 변칙적 보험 모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청약내용이 보험계약자에게 직접 전달, 설명됐다고 판단될 만큼의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 설계사가 모바일 전자서명을 할 수 없게끔 전산시스템을 개선하라고 경고했다. 보험업감독규정 제4-35조의 2 제3항 제3호를 보면, 모집종사사는 보험계약자와 직접 대면해 보험계약의 중요사항 등을 설명하고, 보험계약자에게 전자적 방법으로 상품설명서를 제공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모바일청약 계약과정을 오히려 강화하는 조치는 언택트 시대 흐름상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보험 대면영업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보험산업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보험사들의 모바일 청약을 확대해준다며 보험업감독규정을 한시적으로 완화해줬지만, 이 역시도 제한된 규제가 많아 정작 보험사들은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다. 금감원은 비조치의견서를 통해 △표준상품설명대본을 통해 보험계약의 중요사항을 설명하고 녹취를 통해 보험계약자가 이해했음을 확인받은 후 △청약한 날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상품설명서를 서면으로 발송한 경우에는 비조치할 것을 약속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 금감원이 배포한 비조치의견서에 따라 청약을 진행하는 보험사는 없다”며 “표준상품설명대본도 새로 제작해야 하고 녹음, 음성녹음 모니터링까지 갖춰야 해 사실상 불가한 방안”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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