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사재기’에 아시아 신흥국 통화 약세 가속화...세계 경제 뇌관으로

입력 2020-04-14 13:41 수정 2020-04-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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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동요하는 동안 기축 통화인 달러를 비축하려고 신흥국 통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신흥국 통화 약세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세계 경제에 뇌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통화 루피아는 지난달 달러에 대해 약 16% 하락해 아시아가 외환 위기를 겪은 19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다소 회복했지만 올해 들어 13일까지 11.3% 하락했다. 인도 루피도 약 6.6% 하락해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외에 태국 바트는 8.5%, 말레이시아 링깃은 5.3% 각각 하락했다.

이처럼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거액의 경상수지 적자와 외채를 안고 있는 등 경제 기반이 약한 국가를 중심으로 달러의 투자 자금이 유출돼 외환시장에서는 급격한 통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협조해 달러 자금을 공급하는 등 금융시장의 동요를 억제하려고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 신흥 각국은 코로나19 대응책의 일환으로 금융완화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보조를 맞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아시아 신흥국들은 일제히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심지어 그동안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않았던 말레이시아와 한국, 태국, 대만까지 금리를 인하, 아시아 신흥국들은 중국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이 금리를 낮췄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한국, 대만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금리 인하 빈도와 속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능가하지만, 금리 인하 카드는 현 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 언 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다. 각국의 금리 인하는 통화 가치 하락이라는 폐해로 연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금융시장이 동요하는 동안 투자자들이 달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신흥시장에서 대량의 자금을 인출했다는 점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9일 연설에서 “신흥시장에서의 자본 유출 규모가 두 달 만에 1000억 달러에 달했다”며 “이는 2008년 금융 위기 때의 3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필요한 자금의 일부만 커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긴급하게 도움을 필요로 한다”며 신흥국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출처:블룸버그통신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3월 외환보유고가 461억 달러나 감소해 2016년 말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중국을 포함해 인도, 터키,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신흥 10개국의 외환보유고는 3월에 1050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 신흥국 통화 흐름을 보여주는 MSCI 신흥시장통화지수는 약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홍콩 크레디아그리콜의 다리우스 코왈츠크 신흥시장 전략가는 “전 세계 경기 침체가 선명해짐에 따라 신흥시장 통화에 대한 하방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며 “외환보유고에 비해 대외 적자 및 대외 부채가 많은 국가가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을 아시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꼽았다.

뱅크오브뉴욕멜론에 따르면 3월 신흥시장에서는 830억 달러의 자본 유출이 있었으며, 코로나19 사태가 2008년, 2015년과 같은 수준으로 악화하면 그 금액은 5000억~75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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